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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0%짜리래” 청년희망적금 첫날부터 가입 폭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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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이 21일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출시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앱. [연합뉴스]

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이 21일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출시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앱. [연합뉴스]

직장인 마모(25)씨는 요즘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청년희망적금 가입 첫날부터 가입자 폭주로 일부 시중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먹통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5부제’ 시행으로 1997년생인 마씨는 22일 신청할 수 있다. 마씨는 “혹시라도 한도 소진으로 나만 가입 못 할까 봐 불안하다”며 “판매가 시작(오전 9시30분)되기 전부터 은행 앱에 접속해서 기다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정부와 은행권이 마련한 청년희망적금이 21일 선보였다. 최고 연 10% 안팎의 고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입소문에 가입자가 몰리면서 일부 은행의 모바일 앱은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11개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은 오전 9시 30분부터 청년희망적금을 판매했다. 청년희망적금은 만 19~34세 청년의 안정적인 자산관리 지원을 위해 은행에서 연 5~6% 기본 이자를 주고, 저축장려금을 추가 지원한다. 또 이자 소득세가 비과세된다. 매월 50만원 한도로 납입할 수 있고, 만기는 2년이다. 다만 총급여가 3600만원을 넘어서면 가입할 수 없다.

‘연 10%대’ 청년희망적금.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연 10%대’ 청년희망적금.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상품 출 시 첫 주(21~25일)에는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로 가입자를 나눠 받는 5부제를 실시한다. 첫날은 1991·1996·2001년생에게 신청을 받았고, 오늘(22일)은 1987·1992·1997·2002년생으로부터 신청을 받는다. 23일에는 1988·1993·1998·2003년생이 대상이다.

이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연 10%에 이르는 금리다. 예컨대 A씨가 6%대 금리를 제공하는 KB국민은행에서 월 최고한도인 50만원씩 매달 적금한다고 가정하자. 만기 때 A씨는 기본이자(연 6%·75만원)에 저축장려금(36만원) 등으로 111만원을 이자로 가져갈 수 있다. 여기에 이자 소득에 세금도 붙지 않아 적금 금리 기준으로 연 10.49%의 금리 효과가 있다는 게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이날 주요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은 접속 장애가 나타났다. 고금리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청년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에서는 일시적으로 로그인이 안 됐고, 신한은행과 농협은행 등의 앱에선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신청자가 일시적으로 몰리며 앱 접속이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더욱이 (가입 절차에 필요한) 은행연합회에서 자료를 받는 과정에도 오류가 생겨 가입자가 혼란을 겪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전산 장애에 이용자의 불만도 커졌다. 재테크 카페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9시 30분부터 가입이 안 돼 오후까지 계속 휴대전화만 만지고 있다” “앱이 먹통이라 직접 은행에 가서 만들었다” 등의 불만이 폭주했다.

청년희망적금 흥행 돌풍에 금융당국은 고심이 깊다. 올해 청년희망적금 사업예산은 456억원이다. 가입자가 모두 월 납입 한도액(50만원)으로 가입할 경우 38만명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인데 신청자가 자칫 예상 규모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기획재정부와 운영 방향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이번 주까지는 한도 소진은 없을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전망이다. 출시 첫날 신청자는 모두 가입이 가능했던 만큼 나머지 요일의 신청자도 한도 소진 등을 이유로 가입을 막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일단 가입을 다 받으라는 지침이 내려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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