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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 전 주2회 자가검사 '권고'방침에…"안해도 되나" 현장 혼란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5일 오전 개학을 맞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등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오전 개학을 맞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하며 등교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새학기 전국 유·초·중·고등학생에게 자가검사키트를 지급하고 주 2회 등교 전 검사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등교 전 자가검사는 '의무'가 아닌 '권고'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검사하지 않고도 등교를 할 수 있다. 학교 현장에서는 선제검사 효과는 떨어지고 교사 부담만 늘어난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가검사, 등교 전날 밤부터 가능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새 학기 오미크론 대응 학교 방역 추가 지원 사항’을 발표했다.

3월부터 학생은 1인당 주 2회분(3월 첫째주만 주 1회분), 교직원은 1인당 주 1회분의 자가검사키트를 지급하고, 등교 전 선제검사를 하도록 ‘적극 권고’한다. 교육부는 3월 둘째 주부터 매주 주 2회(수요일, 일요일) 등교 전날 밤부터 등교일 아침까지 검사를 실시해달라고 당부했다. 검사 결과는 자가진단 앱에 올려 학교와 방역당국이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검사 결과 ‘양성’인 경우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도록 한다.

유 부총리는 “자가검사키트를 통해 스스로 미리 검사하고 등교하도록 권고하는 새로운 학교 방역이 시작됐다”며 “692만명의 유·초·중·고교 학생과 교직원에게 자가검사키트를 무료로 제공해 구입비 부담을 줄이고, 학교 현장의 방역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국 방역 체계 자율로 전환, 선제검사도 강제 안 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새학기 학교 방역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새학기 학교 방역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등교 전 선제검사가 의무 사항은 아니다. 유 부총리는 “전국의 방역 체계가 예전과는 다른 자율적 방역 체계로 전환됐기에 교육부도 학교와 학생의 안전을 위해 자율·자발적으로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해줄 것을 권고하는 것”이라며 “의무적으로 무조건 검사해야만 등교할 수 있도록 요구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가 검사를 기피할 경우 학교 방역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등교 전 발열이나 건강이상을 체크하는 자가진단 앱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자가검사키트도 권고에 맡기면 과연 누가 제대로 할까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의무 제출이 아니면 등교 전 누가 애들 코를 쑤시고 싶어하겠나”, “자가검사키트를 나눠주는 것은 좋지만, 누군 하고 누군 안 한다면 과연 이게 오미크론 확산을 막는 데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사 효과가 있을까" "교사 부담 가중될 것" 우려

교사들은 ‘업무부담 경감이 아니라 가중’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관계자는 “적극 권고 방식은 학교 현장의 혼란과 학부모 불만만 더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자가검사키트 검사율이 매주 보고될텐데, 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교는 ‘높여라’는 압박을 교사들이 받게 될 수밖에 없다”며 “학부모들도 적극적으로 검사 확인하라는 의견부터 강제로 시키지 말라는 의견까지 갈등과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장 우려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와 학생의 건전한 상식을 믿고 가겠다”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여러 의견들을 고려해 봤지만, 등교 전 검사 의무가 법적 사항이 아닌 만큼 강제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오미크론 확산 상황을 고려해 학부모·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이후 자가검사키트 지급과 활용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4월 상황은 3월 둘째주가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때 가서 오미크론 확산 상황 등을 고려해 늦지 않게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래픽] 새 학기 학교 신속항원 선제검사 일정 [연합뉴스]

[그래픽] 새 학기 학교 신속항원 선제검사 일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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