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안공장 생산라인 축소에…낸드 경쟁사 주가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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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중국 서부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반도체 생산라인 축소 소식에 낸드플래시 경쟁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시안시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23일 0시부터 봉쇄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낸드플래시 공급사인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 주가가 전일 대비 각각 5.24%, 3.48% 상승한 66.13달러, 96.1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삼성전자 생산라인 축소 소식에 30일 장 초반 상승세다. 오전 10시53분 코스피 시장에서 전날보다 3.54% 오른 13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위(34.5%)를 지키도 있다. 이어 일본 키옥시아(19.5%), SK하이닉스(13.6%), 미국 웨스턴디지털, 미국 마이크론(9.9%), 미국 인텔(5.9%) 순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이번 시안 봉쇄와 삼성전자 생산설비의 탄력적 조정은 낸드플래시 업종의 수급 균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커 낸드플래시 공급사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년 1분기와 2분기 글로벌 낸드 플래시 출하량이 종전 예상 대비 각각 6%, 2% 감소한다면 낸드플래시는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하지 않고 수급 균형을 6개월 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봉쇄령 풀려야 원상 복구 전망 

김 연구원은 “2019년 6월 15일 당시 낸드플래시 시장 2위였던 도시바메모리(현 키옥시아)의 정전 사고로 동종 업종인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의 시가총액이 늘고 낸드플래시 산업의 공급 과잉이 정리됐다”며 과거 사례를 들었다.

삼성전자는 전날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에 따라 중국 시안 사업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라인 투입 인력을 조정한다는 의미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안 사업장 주변은 종합보세구역으로 출입이 통제된 지역이라 직원들에게 식료품 공급 마저 원활하지 않다고 한다. 현지에 사업장을 둔 일부 기업이 중국 중앙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청했지만 지역 분위기는 완화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봉쇄령이 풀리기 전에는 예전처럼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대비 1.87%(1500원) 하락한 7만8800원으로 29일 장을 마친 삼성전자 주가는 30일 오전 10시53분 전날보다 0.51% 오른 7만9200원에 거래되면서 7만9000원대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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