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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수처 파견 경찰 34명 내달 복귀…그전 尹수사 끝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월 13일 오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월 13일 오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범을 돕기 위해 파견된 경찰 수사관 34명 전원이 1년 만인 다음 달 말 복귀한다. 공수처는 이에 맞춰 새롭게 10명가량의 경찰 수사관을 파견 받기로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공수처에서 활동하는 파견 경찰 수사관 수는 34명에서 10명가량으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경찰 파견 수사관 복귀 전까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관련된 주요 사건 수사를 마무리 지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공수처 소속 수사관 35명인데 파견 경찰 34명

1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현재 공수처 수사 인력은 총 93명이다.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차장을 포함한 검사가 23명, 소속 수사관이 35명, 파견 검찰 수사관 1명, 파견 경찰 수사관 34명 등이다.

공수처는 지난 1월 21일 설립 이후 빠른 시간 안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자체 채용과 함께 검찰이나 경찰로부터 인력을 파견받아 왔다. 특히 경찰에 자주 손을 벌렸다. 공수처법 제10조에 따르면 공수처 소속 수사관과 파견 검찰 수사관을 합친 수가 40명을 넘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경찰로부터는 무제한으로 파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견제기관이라는 공수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규정이다. 공수처는 경찰로부터 올해 상반기 14명, 하반기 20명의 수사관을 파견받았다.

이 가운데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동시에 수년간 경찰에서 수사 경험을 쌓은 송지헌 경정(사법연수원 41기)과 이영중 경정(사법연수원 41기) 등이 김 처장의 인정을 받아 공수처 수사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파견 간 경찰 수사관 송지헌 경정이 지난달 29일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한 검찰 서버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파견 간 경찰 수사관 송지헌 경정이 지난달 29일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한 검찰 서버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으론 “파견 경찰 수사관이 득세해 공수처가 경찰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를 샀다. 공수처의 수사 기밀이 경찰, 청와대 등으로 새어나갈 위험성도 지적됐다. 또 야당과 법학계를 중심으로 “공수처가 경찰을 무한정 파견 받아 공룡 조직화할 수 있다”라는 경고가 나왔다.

이런 와중에 파견 경찰 수사관 34명은 오는 2022년 1월 말 파견 기간이 만료돼 원대 복귀한다. 이들이 돌아가게 되면 당장 강도 높게 수사 중인 ‘고발 사주’ 의혹을 포함한 윤석열 후보 관련 사건,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 사건 등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법조계에선 공수처가 파견 기간 종료 전에 주요 사건 수사를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앞서 김진욱 공수처장 역시 지난 2월 2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 및 6월 17일 기자간담회 등에서 윤석열 후보 관련 수사를 늦어도 대선 후보 등록일(2022년 2월 13~14일) 전에 마치겠다는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12월 1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12월 11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연합뉴스

공수처 새로 10명 파견 요청에 경찰 “우리도 인력 부족한데…”

공수처는 파견 경찰 수사관 34명을 돌려보내는 대신 새롭게 경찰 수사관 10명가량을 파견받기로 방침을 세우고 경찰과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의 공수처 장악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의식하면서도 급격한 수사력 저하를 막기 위한 대책이다.

이미 공수처는 수사력 저조 논란에 휩싸여 있어 새 경찰 수사관 파견이 절실한 상황이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는 연일 공수처의 수사력을 비판하고 있다.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선 “정권이 바뀌고, 유능하다고 소문났다던 한동훈 검사가 공수처장으로 가면 그때 갑자기 유능해진 공수처를 볼 수 있을까? 그때 차장검사는 공수처가 인정한 프로, 손준성 검사를 모시면 되겠군”이라고 비꼬았다. 한 검사와 손 검사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다.

협의 결과에 따라 새 파견 경찰 수사관 수는 10명을 밑돌 수도 있다. 경찰 입장에선 올해 초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이 몰리며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탓에 공수처의 파견 요청을 마냥 들어주기 어려운 처지라고 한다. 공수처에 파견 가기를 원하는 경찰 수사관 수가 희박한 것으로 알려진 점도 공수처로선 악재다.

공수처는 경찰 수사관을 파견받는 안과 별도로 조만간 소속 검사와 수사관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공수처법 정원상 검사 2명과 수사관 4명을 더 뽑는 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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