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보이콧 불참에 백악관 "지지도 실망도 안해…각 나라가 결정할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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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대한 각 나라의 결정에 "지지도 실망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대한 각 나라의 결정에 "지지도 실망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백악관이 다른 나라의 결정에 지지도, 실망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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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프랑스가 베이징 올림픽의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실망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

사키 대변인은 "중국 신장에서 목격한 것을 우리는 대량학살이라고 판단했고 그 책임을 묻기 위해 우리가 내린 결정"이라고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배경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적 보이콧을 따를지 말지) 결정은 각 나라에 맡겨뒀다"며 "이제부터는 지지나 실망 같은 어떤 것도 나타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지난 6일 같은 자리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과 패럴림픽 게임에 어떤 외교·공무 대표단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했다.

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가 잇따라 이 결정을 따랐지만, 2024년 하계 올림픽을 파리에서 여는 프랑스의 생각은 달랐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올림픽을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며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 역시 "직전 올림픽(2018년 평창 올림픽) 주최국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밝혀 한국 역시 사실상 보이콧 불참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중국의 대량학살이 문제라면 외교적 보이콧이 아니라 선수단도 보내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사키 대변인은 밋 롬니 상원의원(공화)의 이야기로 답변을 대신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평생을 훈련해 온 운동선수들의 어깨에 글로벌 외교의 짐을 지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1980년 정부 사절단뿐 아니라 선수단까지 보내지 않았던 모스크바 올림픽을 언급하며 "당시에는 젊은 선수들의 어깨에 그 짐이 남겨졌다. 이번엔 인권에 대한 미국의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백악관은 약 110개국 정부·시민사회 관계자들이 화상으로 참여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열었다. 미국이 권위주의 정권으로 규정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자리로 평가되는 행사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외부 독재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중국'이나 '올림픽 보이콧' 등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꺼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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