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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그만 하고싶단 8세 딸…억장 무너진다" 아빠의 눈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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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톡]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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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딸아이가 항암 치료로 너무 힘든 나머지 치료를 그만 받고 싶다고 말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항암 치료 중인 8살 딸아이가 그만하고 싶다고 해요.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 작성자 A씨는 딸이 ‘횡문근육종’이라는 질병으로 1년 6개월째항암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횡문근육종은 횡문 근육 세포에 종양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일종의 소아암이다. 15세 이하의 소아 100만 명당 5명 정도로 발생한다.

A씨 딸은 지난해 5월 방광에서 처음 종양을 발견하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 및 항암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치료 후 경과가 좋지 않아 지난 5월 간과 횡격막 사이에 종양이 재발했다. A씨 딸은 지난 6월 서울의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겨 항암 치료 중이다.

A씨는 “희소 암이고 소아이다 보니 항암제도 한정적이고 임상도 거의 없다고 한다”며 “어른도 힘들다는 독한 항암 치료를 쉬지 않고 받은 지 1년 반이 지났다. 그간 항암 부작용으로 고열이 나 밤낮으로 응급실에 갔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주변에 많은 분 도움으로 잘해 왔고, 열심히 했다. 항상 최선을 다했다.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아이도 투정 한 번 없이 잘해 줬다. 잘 견뎠다. 교수님들 모두 ‘아이가 대단하다’고 해 주실 정도였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딸은 23차례의 항암 치료와 23회의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항암제를 9번이나 변경했다. A씨는 “그러나 암은 계속 버티고 자라나고 전이까지 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A씨 딸은 상태가 더 악화해 복수까지 차올랐다. A씨는 “이젠 치료보단 완화의 목적으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새로운 조합의 치료를 시작했는데 복수가 찼다”며 “딸아이가 복수 때문에 힘들어서 누워서 잠들지도 못하고 앉아서 잠든 걸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 버티고 버티다 힘들어서 결국 복수천자(복강 내에 비정상적으로 과다하게 고여 있는 복수를 제거해 복부 불편감을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하는 치료)를 했다. 그리고 편해졌다 싶었는데 일주일 만에 또 복수가 차곤 한다”고 밝혔다.

A씨는 “교수님 말로는 약이 잘 맞으면 복수도 자연 흡수가 될 거라고 하셨는데, 다시 차오르니 너무 속상하고 아이도 너무 힘들어한다”라며 “딸아이는 이제 ‘항암 그만하고 싶다’ ‘너무 힘들고 무섭다’라고 말한다. 항상 엄마·아빠 먼저 생각하고 귀염받고 싶어 열심히 할 거라고 힘내던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얘길 계속할까”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날은 저녁에 퇴근 후 집에 갔는데 딸아이가 애착 인형을 들고 ‘네가 약 좀 찾아줘’ ‘하늘에 가서 약 좀 찾아줘’하는 소리를 듣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라며 “완화의료팀에서는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가고 싶은 곳에 가고, 하고 싶은 것들 다 하게 해 주라고 한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5월, 그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바로 큰 병원에 갔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들어하는 딸아이를 위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고 바보 같다”라며 “지금까지 혼자 잘 싸워주고 있는 저희 딸아이에게 용기와 응원 부탁드린다. 제발 딸아이에게 맞는 약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많은 분이 응원하고 있다고 힘내라고 딸아이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따님의 완쾌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힘내고 희망 가지시길 바란다” “딸아이가 얼른 회복돼 학교도 가고 친구들하고 재밌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도한다” “완치됐다는 글을 꼭 보고 싶다” “따님에게 기적이 생기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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