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교 차관 "한·미 종전선언 이견 없다…조만간 좋은 결과 있을 것"

중앙일보

입력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해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스1]

미국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14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전쟁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미 간에 이견이 없으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공항 도착 직후 취재진과 만나 종전선언 추진에 진전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미 간에는 특별한 이견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이것을 언제, 어떻게 하는 방법론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가 방법론에 관련해 이견 없이 합의하는 것"이라며 "조만간 결과가 있을 것 같고, 그러고 나서 북에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지금 연말 국면이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결과가 공개될지 안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최 차관은 종전선언 문안 조율 등에 있어 상당 부분 진척이 된 것인지 묻는 말에는 "그간 (한·미 간 논의) 했던 것을 한 번 더 짚어보고, 한·미 차관회의에서 좀 더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요한 것은 북한의 반응"이라면서 "그걸 어떻게 유도하고 견인하느냐는 또 다른 숙제의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최 차관 발언은 한·미 간 종전선언을 둘러싼 논의에 이견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만간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종전선언을 논의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 외에 구체적인 발언을 삼가는 미국 관료들 입장과 온도 차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비핵화 협상으로 유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가장 구체적인 미국 입장은 지난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발언이었다.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과 종전선언을 논의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도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또는 시기, 조건에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지금까지 상황으로 볼 때 북한이 종전선언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건 쉽게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어떤 것들은 좀 블랙박스에 넣어 놓고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일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유엔 제재도 있고, 그것보다 촘촘한 미국 제재"도 있지만, 이는 "소통을 얼마나 켜켜이 쌓아가느냐의 문제다. 충분히 쌓아놨고, 충분히 진전할 상황이 됐으니 중요한 건 정치적 결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16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외교 차관 회담을 한 뒤 17일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을 한다.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은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이다. 한·일 외교차관 회담도 예정돼 있다.

최 차관은 차관 회의에서 기후변화, 산업 공급망 훼손 대응, 미얀마 사태 등 지역 및 글로벌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한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한·미, 한·미·일간 협력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