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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너무 풀었나…英 "韓 방역강도, G20 최저수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후 첫 주말인 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주차장이 차량으로 가득 차 있다. 뉴스1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후 첫 주말인 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주차장이 차량으로 가득 차 있다. 뉴스1

정부가 추진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with covid19·코로나와 공존)이 과도하게 방역 기준을 낮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방역 강도가 G20(주요 20개국) 중 엄격성 지수(Stringency Index)항목에서 최하위 수준이라는 해외 연구결과가 나오면서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발표한 코로나19 엄격성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11월 8일 집계)에서 39.35점이다. G20 중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멕시코(35.19점)‧슬로베니아(36.11점)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위중증 환자는 47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460명으로 국내 코로나 유행 후 최다 수치를 기록했는데 하루 만에 13명이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2520명 증가해 누적 38만8351명을 기록했다. 전날 사망자는 21명으로 누적 사망자 수는 3033명이 됐다.

엄격성 지수는 각국 코로나19 대응 수준을 분석한 것이다. 모임 인원이나 다중이용시설 영업 등 9개 분야 방역조치를 평가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방역 강도가 세다는 뜻이다.

이 점수가 낮다고 무조건 방역이 실패한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한국 엄격성 지수는 위드코로나 시행 후 8점가량 떨어졌다.

점진적 위드코로나를 시행 중인 싱가포르(44.44점)나 방역조치를 대부분 해제한 영국(41.20점)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방역 수위가 일순간에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방역 엄격성 지수(Stringency Index). 홈페이지 캡처

코로나19 방역 엄격성 지수(Stringency Index). 홈페이지 캡처

우리 방역당국은 지난 1일부터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하고 있다. 음식점과 카페는 24시간 영업할 수 있다. 유흥시설은 밤 12시까지 운영하는 대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적용 중이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3개월 전 코로나19 대응체제를 전환했지만 접종완료자에 한해 식당 이용을 허용한다. 미접종자는 24시간 이내 유전자 증폭(PCR)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식당을 이용할 정도로 방역이 여전히 까다롭다. 위드코로나 시행 후 방역패스를 해제했던 덴마크는 8일 방역패스 재도입 방침을 내놨다.

우리나라는 2년 가까이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로 큰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어려움을 고려해 일상회복 후 방역수칙을 대폭 완화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올겨울 적게는 5000명, 많게는 2만명이 하루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만큼 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유행을 막으려면 방역 완화를 서시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방역을 완화하면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계절적 상황을 고려해 서서히 방역수칙을 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황이 나빠지면 (6주 후에도) 위드코로나 1단계를 지속하거나 방역을 강화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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