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버핏도 공급망 대란 못버텼다…3분기 순익 6분의 1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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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A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AP=연합뉴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공급망 대란과 원자재값 급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의 3분기 투자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분의 1, 순이익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투자에 대한 장부상 이익은 38억 달러(약 4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248억 달러) 대비 약 85% 줄었다. 순이익도 103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301억4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66% 급감했다. 이에 따라 주당순이익은 1만8994달러에서 6882달러로 줄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부진은 전 세계적인 공급망 대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이 컸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실적 보고서에서 “사업이 지속적인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영업이익은 64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8% 증가했지만,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NYT는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인 40%에 미치지 못했고 2분기(21%)보다 낮았다”며 “지난해보다 연료비용이 80% 넘게 증가하면서 수익이 줄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글로벌 공급망 악화나 병목 현상이 없었다면 버크셔의 영업이익은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투자수익이 감소한 것도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코카콜라 등 버크셔가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NYT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자사 사업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지속적인 혼란으로 인해 자재, 운송 및 기타 투입 비용이 더 많이 든 곳이 많았다고 밝혔다”며 “미국의 다양한 제조와 소매 사업을 포트폴리오로 가진 버크셔해서웨이의 사업 전략이 공급망 대란의 영향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허리케인 아이다 영향으로 버크셔해서웨이가 인수한 보험사에 보험금 청구액수가 늘어나면서 인수 사업 관련 손실이 지난해 같은 기간 2억1300만 달러에서 7억8400만 달러로 커진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

다만 버크셔해서웨이는 이 같은 결과는 의미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일반적으로 특정 분기의 투자수익 또는 손실 액수는 의미가 없다”며 “주당순이익과 같은 숫자들은 회계 규정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투자자들을 극단적으로 오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버크셔해서웨이의 3분기 보유 현금액은 1492억 달러(약 177조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버핏이 지난 몇 년간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한 건도 성사시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미 CNBC 방송은 전했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데다 인수합병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그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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