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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괴석의 끝판왕, 10억 년 전 지구로 떠나는 시간 여행(영상)

중앙일보

입력

대청도와 소청도는 먼 섬입니다. 인천에서 뱃길로 4시간 정도 걸리지요. 멀어선 낯선 섬인데, 오랜 시간 육지와 단절돼 더 낯설게 된 섬입니다. 두 섬에는 10억 년 전 지형이 잘 보전돼 있습니다. 고립과 단절이라는 조건이 낳은 뜻밖의 결과일 터입니다. 하여 대청도와 소청도가 보여주는 기암괴석은 여느 명승지의 풍경과 다른 차원을 보여줍니다.

대청도

대청도

이를테면 대청도 농여 해변에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풀등이 있습니다.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모래톱을 풀등이라 하지요. 대청도 풀등은 장장 2㎞나 펼쳐집니다. 몇 시간 전만 해도 바다였던 모래밭을 뚜벅뚜벅 걸어 들어갔을 땐 짜릿한 전율이 일었습니다. 80m 높이의 해안절벽이 이어진 서풍받이와 나이테를 세워 놓은 듯한 나이테 바위, 기하하적 암석층이 그대로 드러난 지두리 해변도 기억에 남습니다.

소청도 분바위도 신기했습니다. 분처럼 하얘서 분바위인데, 하얀 띠를 두른 듯한 바위들이 700m나 이어집니다. 산호 같은 생물이 쌓여 석회암을 이뤘고 10억 년의 시간을 거치며 하얗게 빛나는 대리암이 되었다지요. 분바위 옆에 박테리아 화석인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있습니다. 소청도에선 ‘굴딱지 돌’이라 한다는데, 정말 돌에서 굴딱지 흔적이 보입니다. 돌 이전의 돌이라고 할까요. 정말 10억 년 전 지구를 탐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대청도는 우리나라에서 홍어가 제일 많이 잡히는 섬이기도 합니다. 홍어라고 하면 흑산도를 먼저 떠올리지만, 국내 최대 홍어 산지는 대청도입니다. 대청도에선 홍어를 삭혀 먹지 않습니다. 분바위 아래엔 엄청난 규모의 홍합 밭이 숨어 있지요. 물이 빠져야 드러나는 비경입니다. 대청도와 소청도에 들면, 홍어와 홍합은 꼭 먹어볼 일입니다.

대청도와 소청도가 낯선 건 거리가 멀어서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아직 잘 몰라서입니다. 꼭 가보십시오. 뱃길 4시간의 수고가 아깝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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