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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따라 단풍 따라, 어느새 나도 물들었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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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강원도를 시작으로 단풍 행렬이 시작됐다. 지금 방태산 자연휴양림을 가면 때깔 고운 단풍과 폭포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단폭포 말고도 아기자기한 폭포가 휴양림 안에 많다.

강원도를 시작으로 단풍 행렬이 시작됐다. 지금 방태산 자연휴양림을 가면 때깔 고운 단풍과 폭포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단폭포 말고도 아기자기한 폭포가 휴양림 안에 많다.

이맘때 강원도 인제군 방태산자연휴양림에는 단풍 상황을 묻는 전화가 폭주한다. 이왕이면 절정을 보고 싶은 게다. 방태산은 높은 산보다 깊은 계곡에 근사한 단풍 명소를 품고 있다. 눈부신 단풍은 기본이고 각기 다른 재미가 있는 방태산의 트레킹 코스 세 개를 소개한다. 국가가 엄격히 관리하는 명품 숲길도 있고, 천연기념물 약수를 마실 수 있는 코스도 있다.

폭포와 단풍의 어울림

방태산 남쪽 자락, 개인약수 가는 길도 단풍이 좋다. 제법 경사가 가팔라서 쉬엄쉬엄 걷길 권한다.

방태산 남쪽 자락, 개인약수 가는 길도 단풍이 좋다. 제법 경사가 가팔라서 쉬엄쉬엄 걷길 권한다.

방태산 자연휴양림은 국립 휴양림치고는 아담한 편이다. 객실 10개, 캠프 사이트 19면이 전부다. 이맘때는 휴양림 투숙객이 아니어도 이른 아침부터 입장권을 끊고 휴양림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

방태산은 산림청이 꼽은 100대 명산중 하나다. 하지만 정상부 풍광이 특별하진 않다. 단풍이 목표라면 하단부 휴양림 쪽 계곡을 산책해도 충분하다. 휴양림 해발고도만 해도 500~600m다. 1주차장이나 2주차장 쪽에 차를 세워두고 계곡을 따라 차분히 산책을 즐기면 된다. 휴양림~주억봉~구룡 덕봉으로 이어지는 정상 산행은 약 6시간 걸리지만, 휴양림 산책은 1~2시간이면 족하다.

카메라와 삼각대를 둘러멘 사진꾼 대부분이 이단폭포에 진을 치고 촬영한다. 전형적인 가을 달력 사진이 나와서다. 이단폭포 앞에는 주차하기 쉽지 않으니 1주차장이나 2주차장에 차를 대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겨보자. 산책로 곳곳에 아기자기한 폭포가 많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은둔의 땅, 아침가리

여름철 계곡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아침가리 계곡은 가을 단풍도 근사하다. 사진은 조동 분교 인근에 있는 자작나무 군락지.

여름철 계곡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아침가리 계곡은 가을 단풍도 근사하다. 사진은 조동 분교 인근에 있는 자작나무 군락지.

휴양림 산책으로 성이 차지 않으면 아침가리가 제격이다. 걷는 맛을 느끼면서도 다양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아침가리는 여름철 계곡 트레킹으로 유명하지만, 가을에도 좋다. 산림청이 관리하는 국가 숲길 백두대간 트레일 중 ‘인제 6구간’이 아침가리를 지난다. 이 길은 ‘국가 숲길 웹사이트’에서 예약하고 걸어야 한다.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인 데다, 2023년 6월까지 자연 휴식제 기간이어서 예약자에 한해 도보 출입을 허용한다. 5~10월만 개방하니 올해는 며칠 안 남았다.

코스는 짜기 나름이다. 인제 6구간은 방동약수에서 시작한다. 방동안내센터에 차를 세워두고 걸으면 오르막길 부담이 덜하다. 코스 총 길이는 20.5㎞다. 13일에는 방동안내센터를 출발해 조동 분교까지만 다녀왔다. 왕복 9㎞, 약 3시간 걸었다. 코스 초반 멀리 설악산이 보였고, 걷는 내내 울창한 원시림과 자작나무 군락이 눈에 띄었다. 계곡 물소리는 청아했고 소(沼)는 청록빛으로 빛났다.

탄산수 마시러 가는 길

아침가리 진입로인 방동안내센터 앞에는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아침가리 진입로인 방동안내센터 앞에는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방태산 주변에는 소문난 약수가 많다. 접근성이 좋은 방동약수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약수 성분과 물맛은 개인약수를 훨씬 알아준다. 천연기념물 제531호로 지정된 신비한 물이다. 약수터까지 가는 길 또한 단풍이 그윽하다.

개인약수는 방태산 남쪽 자락 중턱에 있다. 입구까지는 자동차로 가는 게 좋다. 446번 도로를 타고 가다가 미산약수교로 빠져 약 5㎞ 산길을 오르면 주차장이 나온다. 이 길도 훌륭한 단풍 드라이브 코스다. 주차장 높이가 해발 650m다.

주차장부터 약수터까지 거리는 약 1.7㎞. 표고 차가 300m에 이르고 돌투성이 계곡이어서 만만히 봤다간 무릎과 발목 관절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 안내판에는 올라갈 때 45분, 내려갈 때 33분 걸린다고 쓰여 있으나 더 천천히 걷길 권한다. 내내 물 흐르는 소리 들으며 단풍 물든 원시림을 끼고 걸을 수 있다. 물맛은 독특하다. 탄산과 철분 함유량이 많아 톡 쏘면서도 비릿한 맛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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