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영화배우 고은아씨, 31일 자선 바자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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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더욱 많은 사람이 중고물품을 기증해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으면 해요. 음지에서 일하는 자선 활동가들에 비하면 저의 활동은 너무 보잘것없습니다."

지난 2월부터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www.kfhi.or.kr)가 운영하는 중고물품 판매 단체 '생명창고'의 대표로 활동해온 영화배우 고은아(高銀兒.본명 이경희.57)씨가 최근 생명창고에 5천만원을 기증했다.

생명창고는 1999년 중고물품을 팔아 얻은 수익금으로 국내외 불우 이웃들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는 高씨의 기부금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건물 1층에 있는 생명창고 매장을 새롭게 꾸몄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는 31일 오전 11시 매장 개장 행사를 열고, 생명창고의 공식 명칭을 '행복한 나눔'으로 변경한다.

이날 행사에선 설윤형씨 등 유명 패션디자이너 일곱명이 기증한 옷 1백70벌을 판매한다. 또 연예인 최주봉씨 사회로 국회의원.연예인 등이 기증한 물품도 경매한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관계자는 "패션 디자이너들이 기증한 옷들은 시중에서 한벌에 약 1백만원에 팔리는 고가품"이라며 "벌당 6만~8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인 만큼 30~40대 주부들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귀띔했다.

홍익대 미대 2학년이던 65년 '난의 비가(悲歌)'로 데뷔한 高씨는 60~70년대 각종 문예영화에서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79년 TBC의 '여자의 얼굴'을 끝으로 연예계를 떠날 때까지 2백여편의 영화에 출연했고,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두번이나 받았다.

"중고물품 매장의 분위기가 칙칙한 것 같아 제가 먼저 인테리어를 새로 하자고 제안했어요. 한 인테리어업체가 '좋은 일을 한다'며 저렴한 가격에 공사를 맡아줬습니다. 매장이 더욱 화사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바뀐 만큼 많은 사람이 편안하게 이용했으면 해요."

高씨는 최근 대구와 전북 군산에도 중고물품 매장을 열었다. 지난 9월에는 국회에서 자선 바자를 열어 1천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그는 이번에 '생명창고'를 '행복한 나눔'으로 개명한 데 대해 "생명창고가 헌혈운동을 하는 단체로 오해를 받곤 했다"며 "새 명칭대로 '행복한 나눔'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락처 02-544-9544.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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