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기술의 모태는 기초과학|「21세기 중앙 논문상」최우수·우수논문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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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앙일보와 삼성전자가 85년부터「21세기 중앙논문상」을 공모, 시상하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첨단기술과 기초과학」으로 최우수 논문상(상금 3백만원)을 수상한 박중인씨(55·통일학회 학술위원)의 「한국의 첨단기술과 기초과학 진흥방안」과 우수 논문상(상금 1백만원)을 수상한 문선오씨(24·서울여대 대학원재학)의 「첨단기술육성을 위한 기초연구진흥정책」을 간추려 소개한다.
◇한국의 첨단기술과 기초과학진흥방안(최 우수논문)=첨단기술이란 ▲이제까지 개발된 기초과학이론을 이용, 부단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그 공정·시스팀 개발을 위한 혁신적 응용기술 ▲미래의 새로운 기술혁신을 주도할 가시적 범위의 기술 ▲수준이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있는 기술 등을 말한다.
첨단기술은 새로운 첨단산업의 개발 뿐 아니라 기존산업의 생산성 향상·고부가가치화·제품차별화에도 크게 기여한다.
첨단기술이 태어나기까지에는 응용과학 이전의 순수한 기초과학의 밑받침이 있어야 한다. 첨단기술의 진흥에 있어서 기초 과학이 지니는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으며 기초과학연구야말로 선진국들의 경제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최근의 첨단기술개발의 기반이자 원동력이라 하겠다.
특히 지난 60년대 이후 과학은·기술화, 기술은 과학화되면서 기초연구로부터 제품생산까지의 기술혁신과정이 급격히 단축됨에 따라 기초연구의 성과에 대한 각국의 보호조치도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첨단기술의 진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기초과학연구비의 획기적인 증대, 초·중·고교 과학기술교육과정의 개선 등에 의한 기초과학연구의 활성화와 저변확대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 대학연구풍토의 개선과 연구기능의 활성화도 시급한 과제다. 박사급 연구인력의 80%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의 연구여건이 마련돼있지 못해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없는 실정이다.
기초과학이 산업기술의 견인차역할을 하게될 때 비로소 자주적인 첨단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첨단기술 육성을 위한 기초연구진흥정책(우수 논문상)=고임금·수출부진·높은 물가 등 소위 총체적 경제난국으로 묘사되는 한국경제에서 첨단기술의 육성은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첨단기술산업의 육성은 노동집약적 저임금으로 국제비교우위를 유지했던 한국경제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지향해야하는 방향이다.
첨단기술육성의 기반이 되는 기초연구의 육성방안으로는 첫째 기초연구 투자재원의 확보를 들 수 있다. 이것이 선행돼야 지속적인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재원확보 방안으로는 정부예산의 일정률을 투자한다든지 국민주 정부지분을 기금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 제시될 수 있다.
둘째로는 창조적 연구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조성과 탁월성을 발휘하는 고급인력을 배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공계 대학·대학원의 정원을 대폭 늘려 젊은 인재간에 선의의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 번째로는 효율적인 기초연구투자를 위해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파급효과가 큰 기초연구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적 투자를 들 수 있다.
네 번째로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기초연구의 국제화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 하나는 기초연구결과를 이용하는데 무임승차(Freerider)를 배제하고 수익자 부담원칙을 확립하는 것이며 또 다른 측면은 기초연구의 대형화에 따른 자금부담을 분담시켜 연구사업의 실패에서 오는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일이다.
다섯 번째로는 기업의 기초연구참여 활성화를 위해 금융·세제상의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최근 세제개편에서 논란이 되는 자본 이득세는 기업의 기초연구 참여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입안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강조돼야 할 정책은 대학의 기초연구기능을 강화시키는 지원책의 마련이다. 올해부터 시작된 우수연구센터(SRC)의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에 와있다고 하겠다. <정리=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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