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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카드 해외사용 80% 급증, 그 뒤엔 암호화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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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신용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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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분기 국내 거주자가 해외에서 신용·체크카드를 사용한 금액이 3개월 전과 비교해 30% 넘게 증가했다. 해외에서 카드로 암호화폐를 구매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업계에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분기 국내 거주자의 해외 카드 사용액을 33억7000만 달러로 집계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31.7%(8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는 80%(14억9900만 달러) 늘었다.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수는 지난 2분기 1148만9000장이었다. 지난 1분기(1123만9000장)와 비교하면 2.2% 증가했다. 카드 한장당 사용금액은 지난 2분기 294달러였다. 지난 1분기(228달러)보다 28.9% 늘었다. 지난해 2분기(166달러)와 비교하면 76.5% 급증했다.

해외에서 체크카드 사용액은 지난 2분기 13억200만 달러로 3개월 전보다 72.8%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없었던 2019년 2분기 사용액(12억 달러)을 넘어섰다. 해외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 2분기 20억3600만 달러로 지난 1분기보다 14.1% 늘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출국자 수는 22만6164명이었다. 지난 1분기(22만8355명)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다. 국내 거주자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구’(직접 구매)한 금액은 지난 2분기(1조1121억원)이었다. 지난 1분기(1조4125억원)보다 3000억원가량 줄었다.

익명을 원한 한은 관계자는 “현지 주재원 등의 카드 사용이 늘어났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때 폐쇄했던 해외 식당 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다시 문을 연 게 해외 카드 지출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카드업계에선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고 카드를 사용한 금액도 상당했다고 보고 있다.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상대적으로 싼값에암호화폐를 사들인 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싸게 되파는 방법이다.

국내 카드사들은 고객이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신용카드를 결제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 하지만 새로 생긴 암호화폐 거래소 등은 실시간으로 결제를 차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익명을 원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신용카드를 통한 암호화폐 구매가 급증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 국적자가 신용카드보다 발급 조건이 덜 까다로운 체크카드를 암호화폐 구매에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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