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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활주로 없는 아프간 사막 투입됐다…英공군 구출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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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SAS 특수부대원. 중앙포토

영국 SAS 특수부대원. 중앙포토

영국 공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 고립된 자국 특수부대 SAS(Special Air Service‧영국공수특전단) 소속 대원 20명을 무사히 구출해냈다. 영국 공군 수송기가 한밤중 야간투시경에 의존해 활주로도 없는 사막에 극적으로 착륙하면서 구출 작전에 성공했다.

24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20명의 SAS 대원들은 아군으로부터 수백㎞ 떨어진 아프간 칸다하르에서 작전 도중 지난 13일 아프간의 갑작스러운 항복으로 고립됐다.

이후 대원들은 영국에 있는 본부에 즉각 철수하겠다며 긴급 구조요청(SOS)을 했다. 하지만 인근 칸다하르 공항은 이미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점거당해 영국 수송기가 착륙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었다.

이에 대원들은 사막에 숨겨진 비밀 장소의 위치를 암호화해 영국 본부로 전송한 뒤 이곳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23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순찰대원들이 차량을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23일(현지시각)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순찰대원들이 차량을 타고 지나가고 있다. 사진 데일리메일 캡처

구출 작전 계획을 맡은 영국 공군 사령관은 활주로가 없는 사막에 착륙할 수 있는 수송기를 수소문했고, 18일 밤 온라인 비행 추적기는 걸프만 상공을 비행하는 영국 수송기 ‘헤라클레스 C-130J’를 포착했다. 영국 공군은 C-130J의 위치식별장치가 꺼질 때까지 기다려 작전에 투입했다. 이는 비행기 레이더가 SAS 부대원들이 랑데부(군대가 집결하는 지점이나 장소)로 향하는 경로를 알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작전 임무를 맡은 C-130J 항공기는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승무원과 함께 활주로도 없는 사막 한가운데에 극적으로 착륙했다. 헤라클레스 승무원들은 평소 이 같은 임무 수행을 위해 저고도 비행에 고도로 숙련돼 있으며 밤낮 모두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훈련을 받았다.

영국 공군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 중앙포토

영국 공군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 중앙포토

대원들을 태운 비행기는 이튿날인 19일 아침 두바이의 국제군사기지에 접근하면서 다시 비행 추적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SAS 대원들을 무사히 구출해낸 것이다.

이 작전과 관련해서 한 소식통은 “매우 고요한 임무였다”라고 전했다. 그는 “SAS 대원들은 13일 칸다하르에 좌초됐고 그 후 5일 동안 고립돼 있었다”면서 “사방에 적들이 있었고 이들은 SAS와 함께 일했던 많은 아프간 특수부대원을 죽였기 때문에 매우 긴급한 임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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