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 위원의 MLB 리포트] 스타 정치 헌금도 천차만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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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간 선거(7일)가 막판 열기를 뿜고 있는 가운데 '불량 식품'인 스테로이드로 무장한 배리 본즈(734홈런)로부터 세계 최고의 홈런 킹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행크 애런(755홈런)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뉴욕시 상원의원에게 얼마의 정치 헌금을 했을까?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한국 스포츠계의 일반적 관행을 고려하면 스포츠 스타가 정치적 색채를 드러냈다는 것 자체도 특별한 일인데 애런의 헌금 액수가 모 인터넷 사이트에 의해 300 달러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명성에 비하면 아주 '겸손한(?)' 액수이지만 애런이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인지는 밝혀져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줬다. 프로 골퍼인 폴 에이징어는 애런의 10배가 넘는 4200 달러를 공화당의 플로리다주 상원 후보 캐서린 해리스에게 기부했다.

프로풋볼 NFL의 은퇴한 전설급 쿼터백 존 엘웨이는 콜로라도주의 릭 오도넬에게 에이징어보다 ⅓가량 더 많은 6300 달러를 건넸다. 개인의 차이겠으나 일단 종목별 스포츠 스타들의 정치 헌금에 대한 씀씀이는 야구-골프-NFL 순으로 커졌다.

테니스 스타 안드레 아가시는 코네티컷주의 조 리버만 상원 의원에게 4200 달러를 헌금했다. 폴 에이징어급이다. NFL의 현역 스타 쿼터백 페이튼 매닝은 테네시주에서 공화당 상원 후보로 나선 봅 코크에게 2천 달러를 전달했다.

NBA 뉴욕 닉스 구단이 5년 계약한 래리 브라운 감독을 1년만에 경질한 뒤 4년간 남은 연봉 4000만 달러의 지급을 놓고 최근 데이비드 스턴 커미셔너의 중재를 받은 바있다. 당시 뉴욕 닉스와 커미셔너 사무국 그리고 브라운 감독 모두 어떻게 조정이 이뤄졌는가에 대해서 입을 다물어 팬들은 물론 프로 스포츠계 전체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집요한 취재를 통해 그 일단이 5일 조금은 드러났다. 놀랍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는 사실은 뉴욕 닉스의 공동 대표인 제임스 돌란이 브라운 감독을 경질하면서 남은 연봉 4천만 달러도 못주겠다고 버틴 이유이다. 성적 부진은 문제 삼지 못했다. 그렇게 하면 남은 연봉 4천만 달러를 떼어 먹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리를 짜 낸 것이 브라운 감독이 팀의 규칙을 어겼다는 것인데 위반했다고 내놓은 사례가 뻔뻔스럽기 짝이 없다.

'브라운 감독이 길을 걸어가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인터뷰를 했는데 그 때 구단 직원이 옆에 없었다'는 것 등이 팀의 규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NBA는 물론 프로스포츠 감독들은 옆에 구단 관계자가 없으면 농담도 못하게 생겼다.

현재 파악된 바에 의하면 브라운 감독은 남은 연봉의 절반이 넘는 2500만 달러를 받는 것으로 중재가 이뤄졌다고 한다. 스턴 커미셔너가 1500만 달러 어치는 래리 브라운의 '규칙 위반(?)'을 인정했는지 모르겠다. 조건도 붙어 있다. 만약 브라운이 남은 계약 기간 중 취업을 해서 수입이 생기면 그만큼 뉴욕 닉스 구단은 지급액에서 공제하는 것이다.

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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