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EC무관 전원 보복추방/미국외교관 3명도 축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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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혁명평의회/타협설 일축 국민에 전의 촉구
【니코시아ㆍ워싱턴ㆍ브뤼셀 외신종합=연합】 이라크는 21일 바그다드주재 유럽공동체(EC) 무관들에 출국명령을 내리고 전쟁임박을 국민들에게 경고했다.
이라크에 대사관을 두지 않은 포르투갈을 제외한 EC 11개국 대사들은 20일 오후 이라크외무부에 소환돼 이들 국가의 대사관에 근무하는 모든 무관들을 1주일내로 출국시키고 나머지 외교관들에 대해서도 행동을 40평방㎞ 이내로 제한하라는 통고를 받았다.
이라크는 이같은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으나 EC외교관들은 최근 서유럽국가들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주재 대사관 난입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무관들을 축출한데 대한 대응조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미 국무부는 21일 이라크가 1명의 무관과 2명의 외교관을 포함,3명의 미국외교관들에 대해 축출 명령을 내렸으며 미국도 즉시 3명의 이라크 외교관에 1주일내로 출국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또 아랍권에서 가장 강경하게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비난해온 이집트는 이라크의 무관 1명과 외교관 2명등에 대해 추방령을 내렸으며 이라크무관이 주재하지 않아 EC국가들의 무관 추방에 동참하지 않았던 스페인도 내주중 이라크 외교관들에 대한 추방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스페인 외무부 대변인이 말했다.
이라크는 또 이날 두대의 전투기가 사우디아라비아 쪽으로부터 이라크영공을 침공,영내 약 10㎞까지 진입한뒤 되돌아왔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라크가 서방측의 영공침범을 주장한 세번째 사례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은 이라크에 인도적 임무를 띤 항공편이외의 모든 여객기 및 화물기운항을 봉쇄하는 공중봉쇄결의안을 준비중이며 내주중 이에 관한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1일 브뤼셀에서 열린 EC집행위회의는 EC의 대 이라크 금수조치를 강화,수송ㆍ건설ㆍ엔지니어링 및 경영자문 등 서비스도 이에 포함시킬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이라크는 서방측의 금수조치에도 불구,현재와 같은 대결태세를 몇년이라도 계속할 것임을 선언했다.
후세인대통령은 20일 터키의 일간 밀리예트지와의 회견에서 대 서방 장기전 수행 결의를 밝힌데 이어 21일 이라크 혁명평의회 명의로 발표한 대 국민 성명을 통해 이라크가 타협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를 일축하고 이라크는 결코 물러서거나 쿠웨이트로부터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전세계에 전쟁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는 한편,유가인상과 주가 하락현상을 초래했다.
이라크 TV는 이날 자정직후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이례적으로 이번 사태이후 가장 강경한 내용을 담은 혁명평의회 성명을 발표했는데 이 성명은 이라크인들에게 「모든 전투」에 대비,마음의 준비를 다지라고 촉구했으나 이라크가 먼저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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