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부제모집 추진/빠르면 93년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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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연관있는 학과 2∼4개씩 묶어/사학부에 국사ㆍ동­서양사ㆍ역사교육학과 포함
서울대는 17일 현행의 단과대 및 학과별 구분을 헐어 학문적 연관성이 큰 학과 2∼4개씩을 묶어 학부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서울대는 학부제 도입에 의해 빠르면 93학년도 입시부터 시범적으로 학과ㆍ학부단위의 신입생 모집을 실시할 것을 검토하는 한편 학부로 선발된 학생의 학과배정,단과대와 학부의 위상 문제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서울대의 이같은 방침은 현재 학과가 너무 세분화돼 ▲학문간 공동연구를 저해하고 ▲교수의 강의부담을 가중시키며 ▲수험생의 학과선택에 혼란을 주는 등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장기적으로는 서울대를 대학원중심 대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은 1단계 최종연도인 91년까지 학부설치를 마무리하도록 돼있다.
서울대가 우선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학부는 ▲사학부(국사ㆍ동양사ㆍ서양사ㆍ역사교육학과) ▲철학부(철학ㆍ종교학ㆍ미학과) ▲정치학부(정치학ㆍ외교학과) ▲경제학부(경제ㆍ국제경제ㆍ농업경제학과) ▲수리학부(수학ㆍ계산통계학ㆍ수학교육과) ▲생물학부(식물학ㆍ동물학ㆍ미생물학ㆍ농생물학ㆍ생활교육과) ▲화학부(화학ㆍ공업화학ㆍ화학공학ㆍ농화학ㆍ화학교육과) ▲천문기상학부(천문학ㆍ대기과학과) ▲가정학부(가정관리학ㆍ농가정학과) ▲경영학부(경영학ㆍ산업공학과) ▲토목학부(토목공학ㆍ농공학과) ▲기계학부(기계공학ㆍ기계설계학과) ▲섬유학부(섬유학ㆍ천연섬유학과) ▲전기전자학부(전기공학ㆍ전자공학과) ▲법학부(공법학ㆍ사법학과) 등이다.
서울대는 학부제의 조기실시를 위해 그동안 두차례의 교육개선 실무검토위원회를 열고 ▲학부 설치범위 ▲학부에 대한 연구비 우선지원 ▲교수 우선배정 ▲교양과목 학점조정문제 등을 논의했다.
서울대는 그러나 학부 설치를 학과의 통폐합으로 인식,반대하는 교수들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학부를 설치,신입생을 학부단위로 모집하는 경우에도 일단 학과는 존속시킨다는 방침이다.
서울대는 따라서 학과가 불합리하게 세분돼 장기적으로 학부운영상 학과구분이 무의미하게 될 경우 학과를 통폐합하며 대학원과정에서는 전공 분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 기획실장 정영일교수(경제학)는 『대다수 교수들이 총론적인 입장에서는 학부제 실시에 거의 찬성하고 있는만큼 우선 가능한 곳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교수는 또 『학부제가 실시되면 학부에서는 주로 교양 및 전공기초과목에 대한 폭넓은 교육을 하고 고도의 전공교육 및 연구는 대학원에서 이뤄지게돼 자연스럽게 대학원중심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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