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 주가조작 수사 차질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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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 코리아 대표가 2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엘리스 쇼트(46) 론스타 부회장, 마이클 톰슨(45) 론스타 아시아지역 고문변호사에 대한 체포영장과 유회원(56)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검찰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수사가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검찰은 5월 유씨에 대해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오성일 전 허드슨코리아 자산관리팀장을 비롯해 ▶정헌주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 ▶박제용 한국투자공사 상무 등에 대한 구속영장 역시 모두 기각되면서 수사 진전을 보지 못했다.

채동욱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법원의 영장 기각에 대해 검찰로서는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다. 한마디로 코미디"라고 말했다. 검찰은 유씨 등에 대한 구속 및 체포영장을 다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법원은 검찰 수사에서 쇼트 부회장 등이 2003년 11월 외환카드를 합병할 당시 고의적으로 감자(減資)설을 유포시켜 외환카드의 주가하락을 유도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지난달 초 삼성물산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영국계 사모펀드인 헤르메스에 대해 "주가조작을 의도적으로 계획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쇼트 부회장 등의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검찰로서는 이들이 조사에 응할 수 있도록 할 '카드'를 잃게 됐다. 존 그레이켄(50) 론스타 회장의 주가조작 공모 여부에 대한 수사는 더욱 어렵게 됐다. 채 수사기획관은 "그레이켄 회장이 주가조작을 지시하거나 공모했는지는 쇼트 부회장 등을 조사하고 나서 결론 낼 문제"라고 밝혔었다.

?론스타 반발 거세질 듯=법원이 쇼트 부회장 등에 대한 체포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론스타는 앞으로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를 더 거세게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이미 "확실한 증거 없는 막연한 음모론에 근거한 공격을 받아 왔다"고 검찰 수사를 비난한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여부는 앞으로 검찰의 추가 수사와 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여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본계약 효력시한(9월 16일)을 넘긴 국민은행과 론스타의 협상은 매끄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으로선 법원의 최종판단이 나기 전에 매각대금을 치르고 외환은행을 가져오는 것도 부담스럽고, 론스타가 계약을 깨고 새로운 인수 희망자를 찾는 것 역시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렬.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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