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이라크군 무조건 철수”/거부땐 추가 제재조치/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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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식량공급은 허용 검토/소,무력동원 반대
【헬싱키 APㆍAFPㆍ로이터=연합】 부시 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9일 미소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이라크군이 쿠웨이트로부터 무조건 완전철수할 것을 촉구하고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조치에도 불구,이라크군이 철수하지 않는다면 추가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관계기사3,4면>
양국 정상은 그러나 현 페르시아만사태의 평화적 해결방안을 선호하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공격계획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헬싱키에서 7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마친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미소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사항의 완전한 이행에 못미치는 어떠한 타협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고 유엔의 현 제재조치가 중동위기 종식에 실패할 경우 유엔의 틀안에서 추가적 조치를 고려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성명에서 『우리는 침공행위가 이득을 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주지시키고자 한다』고 전제,『현재의 조치들이 사태종식에 실패할 경우 유엔헌장의 범위내에서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것을 검토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선언했다.
양국 정상은 다른 국가들도 이라크의 쿠웨이트 강점이 계속되는 한 유엔의 대이라크 제재조치를 따라줄 것을 요청하면서,그러나 미소 양국은 인도적 관점에서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대해 식량공급을 허용하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관련한 결정들은 반드시 유엔 제재위원회를 통해 나와야 하며 대이라크 식량수출은 식량이 필요한 시민들,특히 어린이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엄격한 감시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공동성명은 강조했다.
한편 공동기자회견에서 부시대통령은 자신은 고르바초프대통령에게 사우디아라비아 방위를 위해 페르시아만에 파견된 10만여 미군병력이 필요한 외에 단 하루도 더 현지에 주둔하지 않을 것임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사력 사용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이번 미소 정상회담에서는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대통령도 페르시아만사태 해결을 위한 어떠한 군사행동에 대해서도 유보적 입장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하면서 『미소 양국과 유엔이 문제 해결을 위한 많은 정치적 수단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미소 양국 공동성명의 핵심내용은 양대 초강국지도자들이 『페르시아만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적 수단들을 함께 모색해나가자는 데 합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성명이 정치적 조치를 취하는 기초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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