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회 파행위기 "속수무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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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북경=외신종합】「중동화약고」를 안은 북경 아시아드가 개막 2주일을 앞두고 충돌과 파행의 위협에 속수무책인 채 기약 없이 흘러가고 있다. 북경아시안게임대회 조직위원회(BAGOC)는 4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 38개 회원국 중 팔레스타인(PLO)을 제외한 37개 회원국에서 5천9백12명(임원 1천6백6·선수 4천3백6)이 참가신정을 해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명단에는 쿠웨이트·레바논·예멘, 그리고 인도 등의 최종 엔트리가 발송상의 문제로 빠져있어 최종선수단 숫자는 6천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BAGOC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쿠웨이트 망명정부가 5개 종목의 선수단을 보낼 것을 지난주 통보해 왔으며 또 이라크도 12개 종목 95명의 선수단(임원41·선수54)의 출전신청을 접수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주 초 이라크와 대치상대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10개국은 이라크의 북경대회출전을 금지시킬 것을 요구하는 한편 만일 이라크가 참가할 경우에는 대회보이콧도 불사할 것을 선언한바 있다. 따라서 이라크가 출전 강행을 공식화함으로써 북경아시아드는 중대국면에 돌입한 것이다. 한편 OCA의 메타사무총장(인도)은 4일 『6일까지 이라크의 출전여부의 찬반을 묻는 38개 회원국에 발송한 서면질의서가 취합되면 오는 8일 북경에서 OCA긴급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최종 확정짓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BAGOC의 웨이지중(위기중) 연락부장(사무총장)은 이날 『중국은 이라크와 쿠웨이트가 정치문제와 관계없이 모두 참가하기를 바란다』고 중국의 입장을 밝히면서 『OCA가 서면으로 회원국에 보낸 투표 안이 OCA규정에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지적, 『이라크제외투표결과가 나와도 총회를 다시 소집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며 어떤 형태의 투표도 OCA헌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확언해 이라크문제처리를 싸고 OCA가 큰 혼란에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면질의 답변 않기로>
이라크의 북경아시안게임참가를 둘러싸고 아랍권이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있는 가운데 한국은 이에 관한 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기로 방침을 결정.
KOC(대한올림픽위원회)는 이해당사국인 이라크는 물론 쿠웨이트와 이에 동조하는 아랍권과의 기존 우호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음을 감안, 관계기관과 대책을 논의한끝에 올림픽정신에 입각해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KOC는 지난달 말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사무국으로부터의 이라크참가에 대한 찬·반 의사를 묻는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을 보류하는 한편 오는 19일 북경에서 개최되는 OCA 집행위원회 때까지 최종 결정을 미루기로 방침을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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