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본사 쇼트 부회장 체포영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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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외환카드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증권거래법상 부정거래금지 위반)로 엘리스 쇼트(46) 론스타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45) 론스타 아시아지역 고문변호사, 스티븐 리(37) 전 론스타 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 등 본사 간부 세 명에 대해 31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 론스타 본사 경영진의 혐의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들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는 대로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외환은행의 론스타 측 사외이사인 이들 세 명은 자회사인 외환카드에 대한 처리방향이 논의됐던 2003년 11월 20일 외환은행 이사회에 참석해 합병 방안 등을 제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들 세 명에게 지난달 30일 검찰로 와달라고 24일 소환통보했으나 이에 불응함에 따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들과 주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유회원(55) 론스타바이저코리아 대표에 대해 같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2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와 미국 본사 경영진 세 명 등은 외환카드 감자설을 흘려 주가를 폭락시킨 뒤 싼값에 주식을 다시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은 2003년 11월 17일부터 7일 동안 외환카드 감자설(20대 1)이 퍼지면서 외환카드 주가가 6700원에서 2550원으로 폭락하자 감자조치 없이 2대 주주인 올림푸스캐피탈과 소액주주들로부터 싼값에 주식을 사들여 주가 조작 의혹을 받아 왔다. 검찰 조사 결과 외환카드 주가는 11월 20일 이전 주당 6000원대에서 20일 4280원이 됐다. 26일에는 하한가를 두 번이나 친 끝에 2550원으로 마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그동안 외환은행과 외환카드 합병 자문사였던 시티글로벌마켓증권으로부터 압수한 관련 e-메일 분석과 이달용 전 행장직무대행 등 외환은행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주가 조작 혐의를 밝혀냈다. 검찰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과 관련해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이정재 전 금융감독원장 등 전.현직 고위 관계자들을 최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권 경제부총리는 2003년 당시 청와대 정책수석이었다.

장혜수.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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