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창당준비 잡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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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열린우리당이 창당 준비 과정에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먼저 내년 2월 선출할 당 대표격인 중앙위의장 선출 방식을 놓고서다.

당 지도부는 간선제 선출 방식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해찬 창당기획단장은 28일 "돈쓰는 경선이 우려되는 만큼 의장은 중앙위원이 뽑는 간선제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곧바로 당내 반발이 일었다. 신기남 의원은 "간선제는 신당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강철 창당심의위원도 "대충 모여 의장을 뽑으면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밖 신당 세력 몫으로 추천된 이태일 창준위 공동위원장의 인선을 놓고도 비판이 나왔다.

조경태 전 민주당 사하을 지구당위원장은 "계파간 안배만을 고려한 밀실인사"라며 "이러려면 왜 신당을 했느냐"고 주장했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李위원장의 자격을 놓고 의구심을 제기하는 부산 지역 인사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 등 초.재선 의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모임을 열고 최근 당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모임에 참석한 김영춘 의원은 "계파간 나눠먹기 등 과거 정당의 구태가 발생할 소지가 당내에도 있어 이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모임을 두고 당내에선 초.재선 강경파들이 지도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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