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에너지 3분의 1을 줄여 쓸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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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페르시아 만에서 불붙은 중동전의 열기가 유가의 인상을 예고해 에너지 절약에 대한 비상이 걸리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의 경우 기름 값 인상으로 인한 전반적인 물가상승은 불을 보듯 빤한지라 가계를 꾸려 가는 주부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주부들이 지혜롭게 사용하기만 하면 가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3분의 1은 쉽게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곧 다가올 가을, 겨울은 연중 에너지 사용량의 3분의 2가 소모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주부들의 알뜰한 살림의 지혜가 더욱 요긴해지는 때다. 주부들이 준비하고 실천해야할 에너지 절약책을 에너지관리공단 이정기 과장 등으로부터 알아본다.
◇주택단열=곧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겨울을 대비해 집 안팎의 이곳저곳을 손질해 두는 것이 결코 성급한 일은 아니다.
외풍이 심한 집, 습기가 잘 차서 벽지가 썩는 집,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더운 집 등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첫째로 해야할 일이 주택단열시공이다.
단열재란 의복과 같이 실내의 더운 온기가 외부로 손실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단열시공을 할 경우 열 손실률이 시공 전에 비해 50∼60%나 줄어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연료비는 평균 50%정도를 절약할 수 있으며 그밖에도 결로 현상(물방울이 맺힘)을 방지하고 소음이 줄어들며 여름을 한결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냉방비 30%절약).
단열재로는 유리면·암면·질석(질석·광물의 일종) 퍼라이트 등의 무기질과 스티로폴·핑크보드·우레아폼·기타 플라스틱 등의 유기물질이 있다. 단열재를 지붕이나 천장·외벽·온돌바닥 등에 붙이고 그 위에 보호모르타르를 바르거나 접착제로 붙여 시공한다. 마지막에는 석고보드나 방수 및 미장용 코팅제를 발라 마감한다. 마감하기 전에 접합부에 틈새가 없는지 잘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단열시공비는 20평을 기준으로 할 때 인건비·자재비를 포함해 1백20만∼2백만 원 정도가 든다. 단열재료에 따라 가격차가 나기 때문에 공사를 맡기기 전에 재료와 가격을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시공비는 적지 않은 목돈이긴 하지만 단열시공으로 건축의 수명도 훨씬 연장되므로 결코 비싼 것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보일러=연탄·유류·가스보일러 어느 것이든 열 또는 KS표시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필수다.
1년에 한번이상 사용전후에 청소를 해 내부 그을음과 가스덩이를 제거하면 최소한 10%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연탄보일러의 경우 화덕이 깨지거나 금간 것은 교체하고 노출된 배관은 보온을 해야 열 손실이 없다. 보일러 속의 더러운 물을 가끔 배수시키는 일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한 방법이다.
기름보일러는 정기적으로 기름여과기를 분해해 청소해주고 보일러실의 창문을 열어 통풍이 잘 되도록 한다. 기름보일러는 너무 자주 켰다 껐다하면 기름이 많이 들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실내온도는 평상시 섭씨 18도, 취침시 섭씨 16도가 적당하므로 실내 온도조절기를 잘 활용하도록 한다.
가스보일러의 사용법은 기름보일러와 비슷한데 다만 사용 후 코크와 중간밸브 점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가전제품과 생활용품=냉장고는 다른 제품에 비해 연중 가동되는 것이므로 필요이상의 대형냉장고는 전력낭비의 주 요인이 된다. 냉장고의 적정용량은 1인당 30∼35ℓ로 5인 가족의 경우 1백50ℓ정도가 적당하다.
가스레인지의 경우 코크를 완전히 여는 것보다 3분의 2정도만 열면 7%의 가스소비량을 절약할 수 있다. 가스 절약기를 설치하면 10%의 가스절약과 바람막음의 효과도 동시에 겸할 수 있다. <문경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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