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러물 틀 벗는 새 주말연속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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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주로 삼각관계, 비틀린 가족관계 등을 다뤄왔던 종전의 TV 주말연속극이 사라지고 새로운 내용의 드라마가 등장한다.
MBC-TV는 주말연속극 『배반의 장미』(극본 김수현)를 이달 말로 끝내고 9월초부터 6·25이후 현대한국사회에서 힘겹게 자라온 소녀의 일생을 중심으로 꾸민 『몽실 언니』 (극본 임충, 연출 김한영)를 방송한다.
KBS-2TV도 주말연속극 『꽃피고 새 울면』(극본 홍승연)을 끝낸 다음 10월부터 60년대 이후 역경을 딛고 살아온 가족 사를 다룬 『격정의 세월』(극본 나연숙, 연출 이종수)을 방송할 계획이다.
새로 선보이게 될 두 드라마는 지금까지 비정상적인 사랑 놀음으로 점철돼 온 주말드라마의 고식적 패턴에서 과감히 벗어나 가족 시청 시간대인 주말저녁에 적합한 가족 사를 중심으로 다룬 휴먼 홈 드라마다.
KBS와 MBC는 최근의 주말연속극 등에 여론의 화살이 모아짐에 따라 가족전체가 시청할 수 있는 건전한 감동드라마로 주말연속극 내용을 바꾸기로 하고 새로운 감각의 두 드라마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몽실 언니』는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전형적인 한국 가정의 삶에서 어린이의 시선을 통해 드러나는 가난한 이웃의 설움과 아픔을 그리고 그 원인을 짚어갈 예정.
해방이후 만주에서 조국으로 돌아온 8살 난 어린이 몽실이는 6·25를 겪으며 병든 아버지와 새어머니를 잃고 고아가 된다. 어린 동생을 위해 식모 살이를 하며 온갖 역경을 이겨낸 몽실이는 어른이 되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보람을 되찾게 된다는 게 이 드라마의 중거리다.
이 드라마는 해방직후의 혼란한 사회 속에서 메말라 가는 인간성과 전쟁 등에 찢겨진 인간애를 회복하려는 과정을 다룬 감동 휴먼스토리인 셈이다.
전격적으로 주말연속극 주인공으로 발탁된 몽실역의 임은지양(이대부국 5년)은 「똑순이」역으로 스타가 된 김민희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기대된다.
또 MBC에선 처음 캐스팅 된 이경진과 『세 여인』이후 주말연속극에 오랜만에 되돌아온 이혜숙이 각각 「몽실이」의 친어머니·새엄마 역을 맡아 관심을 끌 것 같다.
한편 KBS가 제작을 서두르고 있는 『격정의 세월』도 『몽실 언니』와 시대배경과 스토리·주제가 흡사하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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