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하구는 「황금의 삼각주」|동북아 경제발전 국제학술회의 주제발표 요지|정사성<중국 길림성 아…태연 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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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태 지역의 경제교류가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지난달 16∼18일 중국의 장춘에서 동북아경제발전에 관한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이 학술회의에는 남북한, 미·소·중·일 및 몽고의 경제전문가들이 참석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학술회의에 참가했던 우리나라의 정성철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해양연구소)의 참관기와 두만강 유역 개발을 주장해 학술회의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중국측 대표 정사성씨(길림성 아-태 연구회 이사장)의 논문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두만강 삼각주는 환동해경제구에 위치한 동북아의 핵심지역이다. 그러나 현재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경제적으로 발전도 되지 못했고 인구도 적다.
이 지역이 지닌 장점을 보면 ▲중·소·북한이 공동 국경권리를 갖는다는 점 ▲중·소·북한이 현재 경제특구·개방지구·자유무역시장의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 ▲해상수송을 통해 동북아의 타 지역 및 전세계와 경제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 ▲중·소·북한의 철도연계가 이미 이뤄지기 시작한 점 ▲중국이 두만강 하구에 항만을 건설할 계획이라는 점 등이 있다.
이러한 점들이 두만강 삼각주가 동북아의 황금삼각주가 되어 머지않아 급속한 발전을 하게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해 주고 있다.
동북아 황금삼각주는 두만강 하구지역뿐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북한의 북부 중심지인 청진, 중국의 연길, 소련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까지를 포함한다.
이 지역은 남북 1백60㎞, 동서 2백㎞에 걸친 약3만 평방㎞의 넓이다. 이 지역은 1백만 명 이상의 인구와 초보적인 산업·수송체계를 지닌 이상적인 개방지역이다.
좁게 보면 황금삼각주는 북한의 선봉읍에서 중국 혼춘의 진신과 소련의 보테루에 이르는 약8백 평방㎞의 지역이다.
이미 이곳에는 항구 2개가 있어 중국이 두만강하구에 항구 하나를 만들면 중·소·북한이 각각 항구 하나씩을 갖추는 셈이 된다. 소∼북한간 철도가 강을 가로지르고 있으며 중국의 방천마을과 소련의 차오리멘장간도 약 5㎞밖에 안 된다. 중·소·북한의 3각 연계는 특구 건설의 필요성을 높게 한다.
지난 5월 중국은 두만강 하구에 항만을 건설하기 위해 과학적 조사를 행했다. 그 결과 몇 가지 잠정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다.
지난 52년간 두만강 하구를 통한 항해 및 해양진출이 중지됨으로써 강에는 침적토가 쌓였다. 이 침적토를 파내면 거룻배나 어선의 통행이 가능할 것이다.
침적토 제거 후 소∼북한간 철교를 활용, 다리를 개조하지 않고도 폭 1백m, 깊이 3m의 수로를 만들 수 있다.
1백만∼3백만 입방m의 침적토를 제거하면 2천t급 선박이 두만강에서 바다까지 통행할 수 있게돼 중국은 방천 근처에 새 항구를 건설할 것이다.
3년 동안 침적토를 제거하고 항구를 조성하면 30년대의 두만강하구 수송취급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2020년대에 두만강 하구에 혼춘 항만을 조성, 연간 5천만t의 화물수송이 가능하도록 확장하고 이에 상응하는 철도·고속도로망을 길림성이 추진한다.
80년대 말 중·소·북한은 모두 두만강하구에 경제특구나 자유무역시장을 설립하려고 시도했다.
3국에 의해 공유될 특구나 자유무역지대 실림에는 상당량의 자본이 필요하다. 약1백억 달러의 국제자본 유입이 필요하다.
이 같은 투자가 이뤄지면 황금삼각주는 자본·기술·노동·원자재의 집산지가 될 것이다.
특히 중국의 입장에서는 황금삼각주가 「수송」중심지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해상 면에서 일본·미국·캐나다·북유럽·서유럽 등에 이르는 최단거리교통을 제공할 것이다. 또 항공수송 면에서 캐나다·미국과의 최단거리다. 황금삼각주는 비행장건설의 최 적지며, 공항이 건설되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새로운 대륙가교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베리아 철도보다 1천㎞ 짧은 수송로가 마련될 수 있다.
소련은 80년대 말 해안지구에 특구나 자유무역지대 설립에 관심을 갖고 극동지역의 경제발전과 자원개발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황금삼각주 건설은 소련 해안지구의건설을 촉진시킬 전망이며 소련과 일본·한국·미국·중국과의 연계와 무역을 증대시킬 것이다.
황금삼각주 건설은 일·미·한국의 새 자본을 유입시킬 것이고 북한의 경제·기술발전, 특히 함경북도의 발전을 가속화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중·소·북한과의 교류·무역에도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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