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평등 대립 넘어 제3의 가치 찾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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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자유와 평등의 대립을 넘어선 제3의 대안적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까. 갈등과 전쟁의 20세기를 마감하고 평화와 공존의 21세기를 새롭게 열고자 하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경희대 네오르네상스문명원(명예원장 조인원.사진)이 27~28일 개최하는 국제학술회의도 이 같은 질문과 비슷한 맥락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유엔 세계평화의 날 2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 주제는 '21세기 보편의 재발견:자유와 평등을 넘어서'. 장소는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27일)과 서울 경희대 본관 대회의실(28일)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존 던 교수는 27일 발표할 '자유와 평등, 그리고 그 후'라는 제목의 논문은 공존의 21세기를 염원하는 지식인들의 고민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킨다. 자유와 평등이 갈등 관계인가, 아니면 보완 관계인가라는 원론적 질문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 경제하에서 지배적인 자유관은 각자가 자신의 선택대로 살 자유였는데, 이런한 자유관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며 "사회적 정의의 추구가 신기루에 불구하다고 말하는 것은 곧 공동의 삶에 바탕을 둔 사회라는 개념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할 계획이다.

독일 괴팅겐대학의 리세 쉐퍼 교수가 27일 발표할 '인성(humanity)의 재발견'도 존 던 교수와 유사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그는 "비판적 지식인들이 제시하는 여러 유형의 공동체주의가 완전하거나 매우 설득적이지는 않다 하더라도, 적어도 급진적 개인주의를 유일한 규범으로 보는 사유에서는 벗어나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이어 중국 홍콩시립대학 장 롱시 교수의 '르네상스 휴머니즘에 대한 재고찰', 일본 이노구치 다카시 교수의 '탈냉전시대의 글로벌 거버넌스'등의 글이 발표될 예정이다. 영국 런던대 스콧 래시 교수와 연세대 김용학 교수가 '세계시민사회 미래'란 제목으로 발제를 하는 라운드테이블 일정도 잡혀 있다.

조인원 원장은 "인간의 존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현대문명에 대한 재성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이번 학술대회가 평화와 공영의 문명 창달에 필요한 새로운 보편적 가치를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02-961-0995~6.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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