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부 동성연애 파문(지구촌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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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명 복지시설 창립자 리터신부/수용됐던 청소년들이 추문폭로
한 가톨릭 원로사제의 동성애 추문과 기금전용문제가 사회문제로 크게 비화돼 미국가톨릭교단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고 교계정화를 서두르는등 진통을 겪고 있다.
문제된 사제가 미국의 유명한 수도원이자 사회복지시설인 「커비넌트 하우스」의 창립자인 브루스 리터신부(63)라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인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커비넌트 하우스의 집행이사회는 지난 4개월간에 걸친 면밀한 조사끝에 리터신부가 커비넌트 하우스가 운영하는 부랑자보호소에 묵고 있는 부랑청소년들을 상대로 변태적인 성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결론지었다.
리터신부에 대한 조사를 담당한 사람은 민완수사관으로 이름을 떨쳤던 전 뉴욕시 경찰부장인 로버트 맥가이어씨.
그는 치밀한 수사끝에 완성된 「맥가이어보고서」를 통해 『올해초까지 리터신부에 의해 좌지우지돼온 커비넌트 하우스의 이사회는 리터신부가 9만8천달러의 월급을 받아 대부분을 비밀스러운 「개인기금」으로 사용하도록 방치하는등 감사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지적했다.
커비넌트 하우스가 리터신부에 의해 창립된 것은 지난 68년 이다.
사회복지가들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발전을 거듭한 커비넌트 하우스는 근래에 들어서는 미국 최대의 사회복지시설로 성장,부랑청소년수용과 선도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등 미국의 「사랑의 교실」로 자리잡았다.
맥가이어보고서는 리터신부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청소년들의 증언내용을 상세하게 기술,충격과 경악을 더해줬다.
심문에 응한 두 청소년은 리터신부가 젊은 청년과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는 장면을 수차례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리터신부는 이와 같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심문에 응한 사람들을 「쓰레기같은 인간들」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리터신부에 관한 성추문이 처음 터져나온 것은 지난해 12월.
텍사스출신의 떠돌이 청년이었던 케빈 리 카이트군(26)이 리터신부의 성관계 유혹진상을 폭로하면서부터다.
카이트군의 폭로에 뒤이어 뉴욕의 사회노동가인 대릴 바실씨(31)도 지난 70년대초 자신이 10대였을 당시 리터신부의 유혹에 빠져 그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고백,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주검찰당국이 직접 지휘하는 커비넌트재단에 대한 조사는 아직 진행중에 있다.
주검찰총장의 수사는 커비넌트 하우스의 재정정책과 집행ㆍ자선활동내역등 폭넓은 분야에 걸쳐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어 곧 커비넌트 하우스의 운영전모가 드러날 전망이다.
만일 검찰조사결과 리터신부의 기금전용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리터신부는 물론 미 가톨릭교계에 대한 치명적인 타격이 될것이 분명한 만큼 그 결과에 미 가톨릭신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진세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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