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수요자 "내집, 언제 사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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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후 집값 불안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비정상적이라고 하지만, 나름의 원인도 상당하다. 단초를 제공한 것은 잇단 고분양가 책정과 후분양 논란이었지만, 판교신도시 후폭풍 영향도 적지 않다.

그만큼 오갈 곳이 마땅치 않은 시중자금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믿는 기존 주택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불안해진 심리적 요인도 주 요인 중 하나다. "또다시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는 압박이 수요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내집마련을 해야 할 실수요자들만 불안하다. "하반기 이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란 정부의 말만 믿고 있다가 또한번 뒤통수를 맞은 셈이어서다.

정부가 추가 신도시 개발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공급확대에 대한 요구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이미 이같은 계획은 세워놓고 있었던 만큼, 잠시도 머뭇거림없이 서둘러 관련 방침을 시장에 전달했다.

하지만 수요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집값이 어떻게 될지, 구입시기를 언제로 해야 할지, 어디에서 무엇을 사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그만큼 시장 상황이나 원인, 그에 따른 전망이 제각각이어서다. 분명한 것은 정부의 신도시 개발 발표가 단기간내 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집값, 어떻게 되나=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올해를 넘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있는가 하면, 11월 이후부터는 차츰 가라앉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측에선 "경기 부양론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적어도 규제도 더 강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

반면 약세로 급반전될 것이란 예측의 중심에는 수요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만큼 최근의 호가 강세로 인해 매도.매수자간 가격 괴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되는 양도소득세 중과 영향도 아직 남아있음을 이유로 들고 있다.

물론 추가적인 신도시 개발도 전반적인 시장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추가 신도시 선정이 유력한 곳으로 꼽히는 인천 검단신도시의 경우 인근 집값과 땅값이 벌써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전동 등 일부지역은 이미 신도시 계획을 의식, 시세반영이 일찍부터 돼 왔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추가 신도시 개발 계획으로 인해 시장에는 또하나의 재료가 늘어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당분간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제 사야 하나=집값 강세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를 매수시점으로 분류, 적극 매수를 권하고 있다. 무엇보다 매수자 우위의 장세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렵다는 점에서다.

매물 가운데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나오는 물건을 노려야 하지만, 이미 소진됐거나 많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매수 주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다면 매수시점을 늦출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적지 않다. 무리하게 사들여 금융비용 등에 치이지 말라는 것이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전무는 "여건을 갖췄다면 올해안에 매입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구입시기를 수급이 풀리는 2기 신도시 입주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유망지역은 어디=신규분양 물량 중에는 역시 택지지구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경기권에서는 동탄신도시 잔여물량을 비롯해 수원 광교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 등과 용인 흥덕지구, 성복지구 등이 유망지역으로 분류됐다. 서울에선 현대건설이 공급할 성동구 성수동 '힐스테이트'가 최고 관심 단지로 꼽혔다.

기존아파트 중에는 서울 한강변 아파트를 비롯해 문정과 거여 등 송파지역이 선호지역으로 선정됐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차장은 "택지지구 위주의 꾸준한 청약이 필요하다"며 "유주택자도 청약제도가 강화되기전 노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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