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입 급증/농산물은 한해에 1백67%나(경제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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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본ㆍEC비중은 크게 떨어져
우리경제의 흑자전환으로 시장개방이 본격화된 지난 86년이후 대미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89∼91년 농수축산물수입 예시화계획에 따라 새로 수입이 자유화된 농산물의 경우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한해사이에 1백66.6%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시장개방의 효과를 미국으로서는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8일 발표한 「수입자유화에 따른 대미수입동향」분석에 의하면 86년이후 우리나라가 수입자유화한 품목은 작년까지 모두 8백90개품목(CCCN 8단위기준)으로 이 가운데 일부품목을 제외하고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대미수입이 증가한 품목은 자동차ㆍ펄프ㆍ무선전화기ㆍ양탄자등으로 ▲86년에 수입자유화된 무선전화기의 경우 85년 20만7천달러에 불과했던 수입액이 89년에 9백15만달러로 연평균 1백57.9%의 증가를 보였고 ▲87년 개방된 인조수지는 85년 1천98만달러에서 작년에 5천1백90만달러 ▲88년 자유화된 자동차는 85년 1천8만달러에서 작년에 천1백60만달러로 수입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이들 수입품목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져 88년 수입자유화된 자동차ㆍ펄프등 3백30개품목의 경우 전체수입중 미국의 점유비중이 87년 16.2%에서 작년엔 28.6%로 높아졌다.
대신 일본은 52.3%에서 33.9%,EC(유럽공동체)는 14.3%에서 10.8%로 비중이 떨어졌다. 한국시장을 더욱 개방하라고 압력을 넣었던 미국이 덕을 많이 보고 있으며 미국이 시장을 많이 차지한 만큼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이 밀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농산물에 있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농수축산물수입 자유화계획에 따라 개방한 82개 품목가운데 미국으로부터의 전체 수입증가율은 1백66.6%,양돈용 배합사료의 경우 88년수입액 3천달러에서 작년엔 8만1천 달러,과실잼ㆍ젤리등은 같은 기간에 6만6천달러에서 27만4천달러로 급증했다.
아직 본격적인 농수축산물 개방이 이루어지지 않아 금액면에서는 크지 않으나,앞으로 급격히 밀려올 개방압력을 생각하면 미국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이같이 수입자유화품목의 대미수입이 급증한데는 85년이후 달러화약세가 적지않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큰 요인은 미국의 시장개방압력이 높아짐에 따라 대미수입확대를 적극화한데다 상대적으로 일본에 대해서는 수입선다변화등 무역역조시정 노력을 강화한데 있다.
실제 기계류ㆍ부품ㆍ소재등 수출용원자재의 경우 수입창구를 미국으로 전환한 결과,보일러ㆍ기계류의 경우 미국의 수입비중은 86년 16%에서 30%선으로 높아진 반면 대일수입비중은 60%에서 35%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산업연구원은 이같은 추세로 미루어 한미양국간교역이 그간의 대미흑자에서 다시 균형점에 이르고 있다고 분석하고 수입자유화조치로 가장 혜택을 많이본 나라가 미국인만큼 앞으로의 양국무역균형을 위해 우리로서는 수입자유화의 시기조정등 신축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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