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에 가축 떼죽음/돼지ㆍ닭에 열사병번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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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과일 상하고 조개류 폐사위기
【지방종합】 섭씨30도를 훨씬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자 전국 농촌에서는 돼지ㆍ닭 등 사육가축들이 떼죽음 당하고 한창 익어가는 과일이 뜨거운 햇볕에 데어 갈라져 못쓰게 되는 피해가 급증하고 있으며 닭의 산란율이 절반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또 어촌에서는 바닷물의 산소부족현상으로 피조개 등 양식어패류의 생산량 격감이 예상되고 있다.
◇가축떼죽음=불볕더위가 시작된 지난달26∼29일사이 전남 함평군 신광면 유천리 조병복씨(43)의 양돈장에서 사육돼지 32마리가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이 번져 떼죽음 당했다.
조씨에 따르면 사육돼지 1백35마리 모두가 26일부터 갑자기 사료를 먹지 않고 40도가 넘는 고열을 일으키다 4일동안 어미돼지 4마리와 생후 1∼3개월짜리 새끼돼지 28마리가 차례로 죽어 나머지 1백3마리를 상인에게 헐값으로 팔아버렸다는 것.
또 지난달 29∼31일사이 충남 서산ㆍ공주ㆍ홍성 등지의 42농가에서 3천2백30마리의 닭이 더위에 지쳐 폐사했다.
◇과일균열=사과주산지인 대구ㆍ경북 및 충북 충주ㆍ중원ㆍ음성 등에서는 계속되는 폭염으로 사과껍질이 데어 갈라지는 일소현상이 만연,10%가량의 수확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2천여㏊의 사과재배를 하고 있는 충북의 경우 25일부터 연일 섭씨30.4∼35도의 폭염이 계속되는 바람에 미처 완전히 성숙되지 않아 약한 사과껍질이 갈라지고 빛깔이 노랗게 변하는 일소피해가 늘고 있다는 것.
◇어장피해=연간 5백여t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피조개양식장인 경남 진해만부근 양식장에는 계속된 무더위로 바닷물속에 있는 유기물질의 분해가 활발해져 산소부족상태가 발생,양식피조개의 집단폐사가 우려되고 있다.
또 이같은 산소부족상태로 진해만과 욕지도부근 어장에 요즘 한창 형성돼야할 멸치어군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멸치잡이 어선들이 출어를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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