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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실마리 끊길까… ”초조/범민족대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북한대표 서울행 주저해 아쉬움/대학생ㆍ재야인사등 출영/환영 행사싸고 “자중지란”
북한측 예비회담 대표를 맞을 남한측 환영단이 기다리고 있는 임진각은 26일낮 풍물패의 연주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노랫가락이 남북 하늘에 메아리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측과 전민련측이 회담장소,북한측대표단의 남행때 전민련관계자의 안내문제를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어 북측대표단의 서울출발이 늦어지고 있는 바람에 범민족회의예비회담 성사여부에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기울여졌다.
환영객이나 북측대표단이 지나갈 연도에 나왔던 시민들은 통일의 가느다란 실마리가 행여 끊기는 것이 아닌가 걱정하는 표정들이었다.
◇남측환영단=남한측 6인 회담대표와 환영단은 오전5시30분쯤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앞에 모여 사전점검을 마친뒤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전6시30분쯤 승용차 5대ㆍ버스 2대에 나눠타고 판문점을 향해 출발했다.
환영단에는 계훈제ㆍ백기완씨 등 재야인사,문익환목사의 부인 박용길장로,임수경양의 어머니 김정은씨,문규현신부의 형인 문정현신부,서경원의원의 부인 임선순씨 등 방북인사의 가족들이 동승했다.
또 문목사의 손자ㆍ손녀인 바우군(11)ㆍ보라양(10),간첩단 사건으로 수감중인 장의균씨의 딸 여림양(12),아들 주호(10)ㆍ주석(8)군 등 화동 6명과 전대협소속 대학생 50명,풍물패 터울림 단원 15명이 동숭했다.
일행이 탄 차량은 파란색 깃발과 북측 대표단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부착했으며 중간중간 연도의 시민들에게 범민족대회를 알리는 소형전단 1천여장을 뿌리기도 했다.
◇임진각=북측 대표단은 미리 나와있던 통일원 남북대화사무국 대화조정관 구본태부국장,통일원 제2교류협력관실 김창호과장 등 정부측관계자 4명과 북측대표를 영접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했다.
정부측을 대표한 유일한 영접대표인 구부국장은 오전7시50분쯤 임진각 3층 특실에서 조성우평화연구소장ㆍ이해학 전민련 조통위위원장 등 남측회담대표,백기완씨 등과 회의를 갖고 회담장소 및 숙소를 인터콘티넨틀호텔로 변경하고 정부가 제공하는 차량을 사용해주도록 요구했다.
구부국장은 또 임진각환영행사도 예비회담의 취지와는 달리 군중집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이에대해 조소장 등 남측 추진본부인사들은 『이는 당사자들의 의사를 무시한 일방적 처사며 민간차원의 자주적 교류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고 회담장소ㆍ숙소ㆍ차량 및 환영식문제에 대해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추진본부측은 망배단에서 긴급 대표자회의를 갖고 정부측 통보사항에 대해 격론을 벌여 영접자체를 거부하자는 극단적 의견이 한때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강희남ㆍ김희선ㆍ이해학씨 등 영접대표 3명은 구부국장과 함께 예정보다 50분 늦은 오전8시40분쯤 풍물패의 연주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2대의 승용차에 나눠타고 자유의 다리를 통해 판문점에 도착,북측 대표단을 맞을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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