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 4월 북 군부 최고실세 조명록 초청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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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월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인 조명록 차수(次帥.대장과 원수 사이 계급.사진)의 서울 방문을 추진했던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정부 당국자에 따르면 4월 21~24일 평양에서 열린 18차 남북 장관급회담 기간에 우리 측 수석대표로 방북한 이종석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 조명록을 서울에 초청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당국자는 "그러나 북측이 이에 대해 이렇다 할 대답을 내놓지 않아 이후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 군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조명록은 2000년 10월 김정일 특사로 미국을 방문,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했던 인물이다. 공군사령관 출신에 북한군의 정치사업을 총괄하는 군 총정치국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장에 배석하는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다.

조명록 초청은 당시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시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여야 지도자 초청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기대를 주지 않기 위해 이야기를 안 했지만 꾸준히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자는 "조명록의 서울 방문 추진은 남북 간 군사긴장 완화 문제를 위한 시도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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