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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치범 수만명 강제수용/앰네스티 남북한 인권보고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일성부자 비난만 해도 감옥살이/한국은 반정부활동 8백여명 투옥
런던에 본부를 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원회)는 11일 세계각국의 인권현황에 관한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에 약 1백여명의 양심수를 비롯해 8백여명이 반정부 활동으로 투옥되어 있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에는 수만명이 정치적 이유로 전국각지의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혀 있다.
이같은 사정때문에 북한에 관한 내용이 남한에 비해 양적으로 4분의1밖에 안되는 것이 특색이다. 다음은 보고서 요지.
▷북한◁
일부 소식통들은 북한의 정치범이 수천명에 이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 관한 인권정보를 얻기란 극도로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전문을 확인할 길이 없다.
북한당국은 엄격한 검열을 계속하고 있으며 당국이나 뉴스미디어는 구속이나 정치사건 재판,사형선고 등에 관해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거의 없다.
비공식적 보고에 따르면 북한도 가입한바 있는 시민적ㆍ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상의 집회 및 표현의 자유를 빼앗기 위해 투옥행위가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다.
김일성이나 그의 아들을 비판하는 사람은 장기간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
지난 88년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대자보를 내붙인 사건과 관련하여 평양 김책공업대학의 교직원과 학생 40여명이 체포된 것으로 보도됐는데 그후 이들이 석방됐는지 여부는 분명치 않다.
본 위원회가 북한 방문객들로 부터 얻은 정보를 기초로하여 만든 88년도의 권위있는 보고서에 따르면 87년 4월 현재 수만명이 정치적인 이유로 전국 각지의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혀 있었는데 청평ㆍ회녕ㆍ온성ㆍ사리원ㆍ영변ㆍ영양 등에 산재한 이들 강제수용소와 수감자들에 관해 더이상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다.
본 위원회의 대표들은 작년 7월 평양에서 열린 「청년학생축전」에 초청을 받긴 했으나 북한당국이 제때에 비자를 내주지 않아 입국하지 못했다.
▷한국◁
약 1백명의 양심수를 비롯해 8백여명이 반정부 활동 때문에 투옥되어 있다.
또한 수천명 이상의 인사가 노조활동,가두데모나 북한에 대해 동정적인 태도를 갖고 접촉하려 했다는 이유로 잠시나마 구금됐었다.
정부채널을 벗어난 반정부인사들의 대북한접촉 기도와 주요산업에서의 노동쟁의,재야단체의 노태우대통령 사퇴운동 등에 뒤이어 정치적인 체포선풍이 일어났다.
경찰,검찰,안기부,보안사로 구성된 공안합동수사본부가 89년 4월3일 설치되었으며 그해 6월19일 해체될때까지 3백17명이 정치적 혐의로 체포되었다.
군보안기관이나 민간인들로 구성된 보안기관이 정치사건 수사에서 행사하는 역할은 감소되지 않고 있다.
비공식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체포된 사람은 근로자 3백여명,학생 2백70명,교사 60명이며 반정부 정치단체 멤버와 출판인,예술가 그리고 강제철거를 거부한 행상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북한을 방문했다는 이유로 5명이 국가보안법에 따라 재판을 받았고 이밖에 10여명은 북한과의 직접 접촉을 주창 또는 기도했거나 그러한 행위를 고지하지 않은 죄로 입건되었다.
특별히 허가받은 사람이외에는 금지되어 있는 북한 출판물을 복제했거나 소지했다는 이유로 수십명이 체포되었다.
더러는 폭력을 수반한 스트라이크에 참가했다가 근로자와 노동운동가 수백명이 체포되었다.
5월 중순부터 8월 사이에는 수천명의 교사들이 교원노조 설립을 위한 평화적인 집회와 기타 지원행위로 말미암아 체포되었다.〈런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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