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 최대 수혜자는 코미디언ㆍ아베

중앙일보

입력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수혜자는 보잉, 록히드마틴 등 군수업체와 부시 미국 대통령을 조롱 대상으로 삼는 코미디언들, 그리고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뿐이라고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17일 밝혔다.

페섹은 미국의 코미디언들은 북한 핵실험의 최대 수혜자로 분류했다. 부시 대통령을 조롱할 수 있는 여러 소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서는 각종 토크 쇼나 유머 클럽 등에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풍자가 대유행이다.

코미디언 티나 페이는 '북한에 대한 긴급 상황 때 미국은 해군의 70%를 이 지역에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는 보도에 대해 "부시 대통령에 따르면, 여전히 또 다른 70%를 이란에 보낼 수 있고, 또 70%를 현재 이라크에 주둔시킬 수 있다"고 비꼬았다.

NBC 투나잇쇼 진행자인 제이 레노는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공격했다. 그러자 부시 대통령이 말했다. '알았어, 나는 대북 정책이 없어… '"라고 풍자했다.

CBS 레이트 쇼 진행자인 데이비드 레터맨도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했는지 단정하는(determine)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은 확실히 말이 된다. 왜냐면 부시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가 있어야 (북한을) 심판하길 원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페섹은 또 아시아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지더라도 투자, 신용등급 등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아무튼 아시아인들은 아무것도 얻을 게 없는 반면 군수업체들은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한국 모두 북한에 대한 접근에 실패했으며 일본의 아베 총리만 일본 위상 강화, 군사력 증강, 미일 공조 강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노력 등 원하는 바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간 전세계 무기 지출은 34%나 증가했다. 미국의 아프간, 이라크 침공, 중국과 인도의 군비 증강, 산유국들의 무기 수요 등이 원인이다.

아시아의 무기 경쟁도 이미 보잉, 록히드파틴, 노스롭 그럽먼, BAE시스템스, 레이데온 등 군수업체들의 사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일본도 무기 경쟁에서 북한 못지 않은 왕성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일본에 대한 최대 무기 공급국인 미국의 군수산업이 수혜를 받을 수밖에 없다.

페섹은 또 미국 중국 한국은 그들이 공들여온 6자회담에서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담 참가국들이 모두 다른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페섹의 지적에 따르면 중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북한에 어떤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을 알게 됐을 것이다. 한국의 햇볕정책도 마찬가지다.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이라고 지칭하며 셋 중 한 나라를 공격하고, 나머지 두 나라와 대화를 하지 않은 정책이 어리석었음을 깨닫고 있을 것이다.

페섹은 이와 함께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 해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며 시장 반응에서 보듯이 북한 핵실험은 태국 쿠데타나 뉴욕 맨하탄 빌딩의 비행기 충돌보다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불안정한 상황은 아시아의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에 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