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의학 검사가 보편화하면서 신체 각 부위의 생리적.기능적.면역학적 이상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이경한 교수가 전신 PET 검사로 조기 발견된 신장암 환자의 검사 결과를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있는 모습.
◆핵의학, 정말 안전한가=일반인이 핵의학을 막연히 두려워하는 이유는 방사능 물질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이경한 교수는 "방사선 피폭량은 사용량.노출시간.거리 등이 문제인데 환자에게 사용하는 방사능 물질의 양은 pg(1조 분의 1g)단위의 극소량인데다 노출시간도 짧다"며 "인체에 직접 주입해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밝힌다. 실제 핵의학 검사 때 환자가 받는 피폭량은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갑상선검사=가슴 X선 촬영의 두 배) 가슴 X선 촬영 때보다는 많고, CT(컴퓨터 단층촬영)보다는 적다.
이 교수는 "우리가 매일 받는 방사능 양의 85%는 대기.토양.바위 등 주변 환경에서 나오며, 그 밖에 TV.야광시계.연기 감지기 등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배출된다"고 설명한다. 즉 의학적 진단 목적으로 사용되는 방사능 양은 아주 미미해 안심해도 된다는 것.
전신 PET검사로 증상 없이 발견된 폐암(화살표 방향). 암 부위에 방사성 동위원소가 많이 침착돼 짙은 음영을 보이고 있다.
우리 몸 어딘가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정체 불명의 암 조기진단엔 전신 PET 검사가 활용된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이명철 교수는 "위암 진단엔 위 내시경이, 뇌암 진단엔 뇌 MRI검사가 더 정확하나 특정 장기의 암을 의심할 수 없을 땐 전신 PET 검사가 숨은 암을 조기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들려준다. 이 검사로 전체 피검자의 1% 정도에서 숨은 암을 찾는다.
암 치료 후 효과 판정과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데도 핵의학 검사가 이용된다. 예컨대 방사선 치료 후 분자 단위에서의 암 재발은 핵의학 검사가 가장 확실하다.
암 다음으로 뇌질환 조기 진단에도 핵의학 검사가 새 장을 열었다. 이명철 교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면 뇌의 해부학적 변화가 오기 전 신경전달물질 등 분자 생물학적 변화가 생길 때부터 진단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병 초기에도 치매 환자는 전두엽(앞부분 뇌)에서, 간질 환자는 병변 부위에서 포도당 대사가 감소한다. 핵의학을 이용하면 이 단계에서 진단할 수 있지만 뇌 MRI는 병이 한창 진행된 뒤라야 진단이 가능하다.
또 허혈성 심장병(협심증, 심근경색증) 환자는 핵의학 검사를 통해 생존해 있는 심장 근육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갑상선 질환의 정밀 검사로 감마카메라를 이용한 핵의학 검사는 수십 년간 이용돼 왔다. 목에서 혹이 만져질 때 99mTc란 혈류 추적자를 이용하면 혹의 개수, 악성도 등을 간단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이다.
◆치료분야는=현재 갑상선 암이나 기능항진증에 가장 많이 활용된다. 방사성 옥소(131I)를 주입, 문제의 갑상선 세포를 파괴한다. 림프종이나 전신에 퍼진 암 치료에도 막 임상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