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회 방송구조 개편안 토론회」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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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언론학회 주최「정부 방송구조 개편안에 대한 대토론회」가 3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방송법 등의 개정안이 이번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어 이 토론회는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특별한 발제 없이 진행된 이 토론회는 강용식 공보처차관의 정부측 논리설명으로 시작됐으며 강 차관을 제외한 30여명의 토론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방송구조 개편안을 비판 내지 비난했다.
5분으로 제한된 발언시간은 매번 20∼30분으로 연장되기 일쑤였고 학자들의 복잡 다난한 비난은 매번 시간제약으로 중단돼야 했다.
「민영방송」이란 말을 거부하고「사영방송」이란 말을 즐겨 쓴 비판자들은 민방도입을 위주로 한 정부안에 대해 『저질프로그램의 시청률 경쟁이 난무한다』『정경유착이 방송에서도 생긴다』『대기업의 과열광고와 과소비가 증가한다』『방송민주화는 뒷전으로 밀리게된다』고 지적.
유일하게 발언시간5분을 지킨 강현두 교수(서울대)는 『소문과 음모 설만 난무하는 정부의 방송구조개편은 지금까지 공식 발표된 것은 6월14일의 정부안과 방송제도 연구위보서 뿐이며 이것만 가지고는 정부의 구조개편계획을 파악할 수가 없어서 할말도 없다』고 꼬집었다.
『실무 공무원들이 토론회에 참가하지 말라고 말렸으나 오해를 풀고 해명하고픈 게 있어서 참가했다』고 밝힌 강 차관은『3년 전부터 거론된 민방도입과 방송구조개편은 결코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며 충분히 여론 수렴했다고 본다』고 강조했으나 토론참가자들은 모두 『정부의 의도대로 슬그머니방송구조개편이 이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차관은『처음에 민방도입 등 구조개편을 주장하시던 분들이 정부안이 발표되자마자「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태도변화가 야속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강 차관은 거대여당과 여당위원장으로 바뀐 문화공보 위에서 큰 무리 없이 방송 관계법이 통과될 것으로 낙관하는 입장이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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