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아이 교육 위해 강남 아파트 사고 싶은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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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 : 맞벌이하는 40대 회사원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의 교육환경과 출퇴근 여건 등을 고려해 서울 강서구에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를 팔고

현재 전세 살고 있는 서초구 등 강남권에 아파트를 사고 싶습니다. 어떻게 자산을 운용해야 원하는 곳에 내집 마련을 하면서 교육비와 노후자금까지 마련할 수 있을까요.

A :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모(45)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최근까지 빚을 갚느라 소득에 비해 모아놓은 자산이 많지 않다. 보다 안정적으로 가계를 꾸려가기 위해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서초구에 아파트를 사고 싶어한다. 그러나 현재 보유한 집보다 훨씬 비싼 강남권 아파트를 사기에는 현금 자산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늘어날 교육비와 부부의 노후자금 마련에도 문제가 있어 현실적인 대안을 물어왔다.

# 서초구 아파트 구입은 시기상조 … 때를 기다려라

이씨는 부부 출퇴근과 아들 교육환경을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현재 전세 살고 있는 서초구에 집을 사겠다는 맘을 먹고 있다. 그러나 강서구에 보유 중인 20평대 아파트와 아파트 전세금을 합해도 서초구 아파트를 사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이를 대출로 메울 경우 대출이자 상환 때문에 향후 자산 형성 기회가 없어진다. 또 예기치 못한 상황이라도 생기면 집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

당분간 지금처럼 전세로 살면서 금융자산 모으기에 노력을 기울이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집 매입은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점 전후를 목표로 정하도록 하자. 또 보유 중인 아파트 인근은 지하철 9호선과 지구 개발 호재로 집값이 오르는 추세이므로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매매 시점을 찾는 것이 좋겠다.

강남권 주택은 의뢰인처럼 교육환경과 관련한 수요가 많다. 자산 대부분을 주택 구입이나 전세자금에 쏟아붓고 수입의 많은 부분을 자녀 교육비에 쓰다 보면 가정경제 허리가 휘기 일쑤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가정경제 회복은 어려워지고 미래는 그만큼 불투명해지므로 보다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투자를 위해 서초구 아파트를 산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그간 일정 지역 집을 사기만 하면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며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중 많은 사람이 재정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해 삶의 질이 훼손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무리한 자산 운용 마인드에서 탈피해 균형 있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 재무구조부터 개선해야

먼저 자산의 구조부터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 이씨는 부동산을 제외한 자산 대부분을 은행권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저금리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만기가 된 상호저축은행 예금 2000만원은 거치식 펀드로 분산투자하고 자유적립 및 정기예금을 해약한 자금 420만원은 비상자금으로 유지하되 자산관리계좌(CMA) 같은 고금리 단기상품에 별도 가입해 생활자금과 섞이지 않도록 한다. 월 100만원씩 불입하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소득공제 받을 수 있는 한도인 63만원까지만 유지하고 나머지 37만원과 정기예금에 넣던 월 100만원은 펀드나 변액연금 등에 분산투자하자. 그리고 남편의 연말보너스 1200만원, 부인의 매 분기 보너스 130만원은 구체적 계획이 없으면 쉽게 써버리기 쉬우므로 분기별, 또는 연말에 적립해 펀드를 분할 매수하는 게 좋겠다.

지출도 달라져야 한다. 부부 월수입 600만원 가운데 저축이 250만원으로 저축률은 41.6%다. 일반적인 40대 중반 가정과 비교할 때 적은 규모는 아니지만 자녀가 한 명뿐인 데다 부부 소득이 높은 편인 점을 고려하면 저축률을 최소한 5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또 부부 용돈을 줄여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사교육비 등 추가 비용이 늘기 때문에 지금의 소비를 유지하면 향후 저축 여력이 급격히 줄 수밖에 없다.

# 돈에 이름표를 붙이자

목표별로 자산을 분할하자. 첫째, 만기 지난 목돈 2000만원과 부부의 보너스는 주택 구입용으로 굴린다. 둘째, 자녀 교육비(대학등록금 기준)와 결혼자금은 적립식펀드 50만원과 장기주택마련저축 63만원, 그리고 정기예금 해약한 돈 가운데 70만원을 활용하자. 셋째, 부부 노후자금으로 50만원을 변액연금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노후자금에 적절한 규모는 아니므로 향후 지속적인 증액을 전제로 즉시 시작해야 한다. 넷째, 위험 보장을 추가하자. 이씨네는 직장 건강보험, 암보험.자녀보험이 전부다. 월보험료 18만원은 소득에 비해 너무 적다. 먼저 부부의 사망보장을 정기보험으로 추가하도록 하고 부족한 질병 특약을 보충하자. 부족한 보장을 보강하는 데 추가되는 월 17만원을 합한 보험료 35만원은 소득 대비 5.8%로 적정한 수준이다.

◆이번 주 자문단=김기영 미래에셋 아시아선수촌 지점장·백미경 하나은행 성북동 지점장·나권진 대한투신운용 채권투자전략팀 부부장·김태훈 더브릭스 개발사업부 이사(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신문지면 상담신청 팩스: 02-751-5552/e-메일: (joonho@joongang.co.kr) 또는 (teenteen@joongang.co.kr) 효율적인 상담을 위해 본인 연락처와 자산 현황, 월 현금 흐름, 상담 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시기 바랍니다.

◆‘중앙일보-이화여대 파이낸셜 플래닝 센터’상담신청=전문가를 만나 직접 재산 리모델링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메일 fpc@ewha.ac.kr 이나 센터 전화 02-3277-4497(매주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로 신청하시면 상담 일정을 잡아 드립니다. 전화 폭주로 e-메일 신청을 환영합니다. 단 상담을 받으려면 ‘위 스타트 운동’에 10만원(계좌 외환은행 068-22-01286-6, 예금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을 후원해야 합니다.

정리=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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