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 많은 배… 제2야당호/오늘 창당대회 갖는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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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총재경선 3인 악수 공세/실명제 실시등 선명성 강조/야 통합 갈등­영남당 우려도
민주당이 15일 창당대회를 가짐으로써 지난 2월27일 창당발기인대회이래의 정당준비위체제를 마감하고 제2야당으로 공식 출범했다.
2월 발기인대회에서 민주당은 창당 4대 원칙으로 ▲민주세력 대동단결 ▲세대교체 ▲당체질 개선 ▲야권통합 대비등을 내세웠었다.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으나 그간 민주당은 이들 원칙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당내 통합파의원들을 중심으로 평민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고 지구당창당은 평민당 현역의원이 포진한 지역구는 제외했으며 현역인 김현의원(무소속ㆍ구공화당)의 입당을 거절하는등 나름대로 이미지 확립을 위해 애써왔다.
15일 전당대회에서도 총재단을 우리 정치풍토에서는 드물게 치열한 경선으로 선출하고 정강정책에 남북 교차승인ㆍ상호불가침조약체결ㆍ전면적 지자제실시ㆍ노조의 정치활동보장ㆍ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 시행ㆍ한반도 비핵지대화ㆍ한미 행정협정 개정 등의 내용을 포함시키는등 야당성 과시에 역점을 두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창당이후 당초 의도대로 당의 위상을 확고히하고 국민다수의 지지를 얻어 수권태세를 갖추는 일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당내 현역의원이 8명뿐이어서 민자ㆍ평민당사이에서 원내활동에 원하는 역할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또 이번 총재단 경선을 앞두고 드러난 것처럼 당내 이기택ㆍ박찬종 두 의원의 상호견제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나머지 의원들도 개성이 제각기 다른 편이어서 자칫하면 「조화」보다 「갈등」이 더 부각될 소지를 안고 있다.
『8인 독불장군』이라는 비판이 민주당의 이미지를 상당히 깍아내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평민당이 호남당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민주당은 영남당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당내 통합파의원들은 이때문에 평민당과의 야권통합을 추진해 지난 5월8일과 14일 양당간 공식협상을 갖고 당대당ㆍ집단지도체제ㆍ대표경선 등 통합 3원칙에는 합의했으나 더 이상의 진전을 보지 못하는 형편이다.
정계 개편구도에서 이탈해 군소야당으로 출발한 민주당이 정국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국민들에게 정책대안도 제시,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오전 잠실 올림픽공원내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민주당 창당전당대회는 식전문화행사와 전당대회의 1,2부로 나누어 진행. 오전 9시쯤 이기택창당준비위원장등 당지도부가 대의원들의 환호와 박수속에 입장했는데 총재후보에 나선 이위원장과 박찬종부위원장은 이날 본대회에 들어가기 앞서 오전 8시쯤부터 대회장입구에서 입장하는 대의원들과 악수공세를 편 뒤 입장후에도 대의원 좌석을 돌며 지지를 호소.
이날 대회장 연단 좌우에는 민주당이 창당 4원칙으로 내세운 <민족세력단결><세대교체><야권통합><체질개선>이라고 쓴 대형 현수막이 나붙었으며 행사시작전에는 <산자여 따르라>등 운동권 가요가 계속 울려퍼져 분위기가 고조.
○…이날 대회엔 노태우대통령을 비롯해 박준규국회의장,김영삼민자당대표최고위원,강영훈국무총리 등이 화환을 보내왔으며,주한미대사관의 제프 골드스타인 1등서기관,압둘 모하메드 아랍에미리트 대사 등 주한외교사절 10여명도 내빈으로 참석.
○…창당대회는 역시 총재단 경선에 집중됐는데 총재직에 출마한 박찬종의원은 대회장밖에 「1노3김이 겁내는 박찬종」 「순간의 선택이 민주당의 운명을 결정한다」 「진천ㆍ음성승리 재주있는 박찬종」등 10여개의 플래카드를 내걸었으나 다른 후보들은 일체 구호를 써붙이지 않아 대조.<노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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