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걸(씨름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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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씨름선수가 생선회를 즐긴다면 아마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생선회 몇조각 먹고 어떻게 힘을 쓰며 체력을 유지하겠느냐고말이다.
더구나 나같이 거대한 체격(신장2m5cm·체중1백35kg)의 소유자에게는 코끼리에 비스킷격이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사실 한창 전성기에 있을 때는 어쩌다 생선회를 들기는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디저트정도로만 생각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2년전 방배3동의 「돌고래」(586-5658)를 알게된 뒤부터 생선회에 홀딱 빠져 생선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하게 됐고 이따금 동료선수들과 함께 이집 수족관을 아예 바닥내곤 했다.
이곳은 표면상 일식집 스타일을 갖추고는 있으나 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그것과는 거리가 먼정통 바닷가 횟집을 연상케한다.
게다가 횟감이 되는 광어·도다리·우럭등은 강원도의 주문진·임원등 동해안 청정지역에서만 잡히는 활어를 쓰고있어 신선도에서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없을뿐 아니라 임원출신의 주방장 솜씨가 한층 감칠맛을 더해 다른 집의 생선을 먹을 수 없게 만든다.
또하나 이곳의 특징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산 오징어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징어란성질이 까다로워 산채로 수송, 수족관에서 보관하는데 특별한 비결이 필요해 1년반의 실패끝에 겨우 성공했다는 주인 최동국씨의 설명이다. 때문에 다른 활어와 함께 사흘마다 한번씩 들어오는 오징어는 그날로 품절돼 버려 접할 기회가 쉽지 않다.
또 단골손님에겐 반주 뒤 내놓는 가자미조림이 별미중 별미. 1∼2년생의 손바닥보다 작은가자미를 쓰는데 요즘 이맛에 홀린 사람들은 아예 처음부터 이 메뉴를 요구해 주인을 난처하게 만든다.
방배동 지하철공사 맞은편으로부터 지하철 방배역을 향해 3백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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