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이민의 탄탄한 경제력이 뒷받침/후지모리 후보 당선되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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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직ㆍ근면내세워 서민표 공략/파탄위기의 경제회복이 큰 짐
불과 1년전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뛰어든 일본인 2세가 페루의 대통령자리에까지 오르게 됐다.
10일 실시된 페루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일본인2세 알베르토 후지모리후보(51)가 당초 당선이 유력시됐던 바르가스 요사후보(54)를 누르고 승리가 거의 확정됐다.
지난 4월8일 실시된 1차선거에서 독주가 예상됐던 요사후보보다 불과 3%뒤져 2위를 기록한 후지모리후보는 때묻지 않은 참신한 정치인의 이미지와 일본인 특유의 정직ㆍ근면성을 내세워 서민층으로부터 큰 지지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후지모리후보는 지난 1934년 일본 구마모토(웅본)현을 떠나 페루 리마시에 정착한 일본인 2세로 태어났다.
부친이 실내장식업ㆍ막노동 등을 전전,극히 궁핍한 집안환경에도 불구하고 후지모리후보는 60년 국립 리마대학에서 농공학학위를 받은데 이어 72년 위스콘신대학에서 수학석사학위를 획득한뒤 84년부터 출마직전까지 국립 리마농과대학장을 역임해 왔다.
후지모리후보의 대통령당선은 1백년 일본페루 이민사의 최대수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898년 7백49명의 일본인이 리마시교외 목화농장에 취업한 것을 효시로 그후 25년 사이에 2만여명의 일본인들이 속속 페루로 몰려 들었다.
주로 양복업,목화채취꾼,타이어수리공,화훼업 등에 종사해온 일본인들은 지난 40년 일본군의 페루침공설로 한때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11만여명이 모여 살면서 기업체ㆍ농장ㆍ호텔 등을 경영하는등 탄탄한 경제력을 쌓아 후지모리 당선의 견인차가 됐다.
연 2천7백%에 달하는 숨막히는 인플레,외채 2백억달러,연간 국민 소득 8백17달러에 신음하면서 전국민의 3분의 1이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페루의 경제를 회생시키는 것이 신임 대통령의 큰 과제로 남아 있다.
◇페루개황
▲인구 2천1백만명 ▲종교 로만가톨릭 ▲수도 리마 ▲정부형태 의회민주주의ㆍ대통령임기 5년 ▲군대 11만8천명 ▲주요수출품 구리ㆍ아연ㆍ은ㆍ코피ㆍ면화ㆍ설탕ㆍ코카(세계최대 생산ㆍ수출국)<진세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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