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문사태 한돌 중국은 “시한폭탄”/국제(뉴스파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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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소 민족분규로 시끌/캄 내전 완전종식 미지수
약 1주동안의 미국ㆍ캐나다 방문중 부시 미대통령과 4차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예비협정ㆍ화학무기 폐기협정,그리고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등 성공적인 미국방문을 마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전미국을 휩쓴 「고르비 열기」를 뒤로하고 4일 소련으로 조용히 돌아갔다.
미국방문 마지막날인 4일 고르바초프는 서부의 명문이자 미국반공세력의 온상인 스탠퍼드대를 방문,특별강연에서 냉전의 완전종식을 선언하고,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서도 정치ㆍ군사적 대립을 해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고르바초프의 아시아에 대한 이같은 각별한 관심은 그가 스탠퍼드대 연설이 끝난 직후 노태우대통령과 역사적인 한소정상회담을 갖는 극적 제스처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외교적인 화려한 성과와는 달리 소련국내에서 고르바초프를 기다리는 문제들은 조금도 해결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악화된 감마저 있다.
고르바초프의 외유기간중 실시된 소련 최대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선거에서 당선된 고르바초프의 최대 정적 보리스 옐친은 사실상 소련의 제2실력자로 등장,고르바초프를 계속 괴롭힐 전망이다.
이와함께 소련 민족문제의 또 다른 화약고인 중앙아시아 키르기스공화국에서 지난 4일부터 키르기스인과 우즈베크인 사이에 택지분배를 둘러싸고 해묵은 민족감정이 폭발,8일 현재 78명이 숨지고 1백97명이 부상했으며 수도 프룬제시 일대에 비상사태가 선포되는등 내전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한편 7일 소련 모스크바에서 열린 바르샤바조약기구 7개국 정상회의는 바르샤바조약기구가 「더이상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함」을 이유로 군사동맹 해체와 정치적 동맹체로의 성격변화를 촉구하고 나섬으로써 유럽에 새로운 평화질서 수립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동유럽에서의 이같은 평화분위기 조성과는 달리 6ㆍ4 천안문사태 1주년을 맞은 중국은 북경시내일원에 1주일간에 걸쳐 마치 계엄령을 방불케하는 철저한 경비를 폄으로써 우려되던 대규모시위 사태는 막았으나 비록 소규모지만 북경ㆍ상해 등지 대학생들이 산발적 시위를 벌임으로써 중국사태가 여전히 시한폭탄임을 보여줬다.
이웃 동경에선 일본이 경제대국에서 정치대국으로 변신하는 첫 시험무대인 「캄보디아 동경회의」가 4일부터 시작돼 참석자들은 5일발표된 공동성명을 통해 오는 7월말까지 캄보디아내전을 완전종식시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회의 참석차 동경에 온 폴 포트파 지도자 키우 삼판이 회의참석을 보이콧,앞으로 캄보디아사태가 공동합의내용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선 지난해 12월 시작된 내전이 최근 들어 가열되면서 반군이 수도권을 장악하는등 새뮤얼 도가 이끄는 현정권을 붕괴직전상태로 몰아가고 있다.<정우량 외신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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