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 감독 경질 강력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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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연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움베르투 코엘류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국 대표팀 단장으로 대표팀을 이끌고 아시안컵 2차예선 2라운드가 열리는 오만에 갔다가 23일 오전 급거 귀국한 조전무는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에서 패하면 장수가 책임져야 한다"며 "대표팀이 귀국하는 대로 기술위원회를 소집해 코엘류 감독의 경질을 포함해 모든 것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조전무는 인천공항에서 "코엘류 감독이 '선수들이 피곤했고, 훈련시간이 짧아 호흡이 맞지 않았다'고 말한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선수들의 플레이도 좋았고 정신무장도 잘 돼 있었다"며 코엘류 감독에 대한 불신을 강하게 드러냈다.

-베트남과 오만에 연패한 원인이 뭐라고 보나.

"원칙적인 이야기지만 국내 축구에서도 패배에 대한 책임은 지도자가 진다. 전쟁에서 패하면 장수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이번에 선수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우리(협회)도 훈련 기회나 소집시간이 충분했는지를 곰곰이 따져보겠다."

-'장수 책임론'이 코엘류 감독의 경질을 뜻하나.

"결정된 것은 없다. 대표팀이 돌아오는 대로 기술위원회에서 전반적인 상황을 짚어보겠다. 모든 것을 점검할 생각이다. 코엘류 감독의 거취도 경질을 포함해 당연히 논의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아시안컵과 월드컵 지역예선을 잘 치러야 하기 때문에 대표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겠다."

-안이하게 대처한 기술위원회에는 책임을 묻지 않나.

"기술위원들은 다른 일을 하면서도 축구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해외에 파견될 때는 직장에서 휴가를 받아 나갈 정도다. 그들은 열심히 하고 있다."

-선수들이 해외파의 '대타'라는 생각 때문에 동기부여가 안 됐다는 분석도 있는데.

"출발 전에 그런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대표선수에 뽑혔다는 것만으로도 열심히 할 것 같은데…. 그 부분을 걱정하면서 경기를 지켜봤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팀에 구심점이 없다는 분석이 있다. 선수선발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위기를 넘기는 리더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상대에게 몰릴 때 누군가 완급조절을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대표팀이 성인팀.올림픽팀.청소년팀(20세 이하) 등 세 팀이나 운영되는 바람에 중복선수가 7~8명이나 돼 대회 중요도에 따라 선수를 배정할 수밖에 없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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