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대신 돈이 "콸콸" 미「경품콜라」유해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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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구촌 사람이면 누구나 접할 수 있을 정도로 범세계적인 판매망을 자랑하고 있는 코카콜라가 예기치 못한 광고시비에 휘말려 골치를 앓고 있다.
시비의 발단은 코카콜라사가 금년 여름시장을 목표로 하여 이미 판매에 들어간 특별사은경품콜라에서 비롯됐다. 새 경품콜라가 유해하지 않느냐는 시비가 일어난 것이다.
「매직 캔」이라는 이름의 이 경품콜라는 캔 속에 콜라대신 1달러에서 5백 달러까지의 현금 또는 각종 상품쿠폰을 넣은 것으로「운 좋은」소비자들이 뚜껑을 따면 둥글게 말린 지폐나 상품권이 나오도록 고안돼 있다.
코카콜라 사는 이 경품콜라가 보통 콜라와 구별이 안되도록 비슷한 무게의 방부제 용액을 채워 넣었는데 이 용액이 바로 유해 논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
회사측은 경품콜라 설계(?)때 뚜껑을 따면 경품이 붙어 나오도록 했으나 이 가운데 일부 불량품이 있어 뚜껑이 안쪽으로 빠지게 될 경우 멋모르는 소비자는 콜라대신 방부제용액을 마시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초 경품콜라가 시중에 나온 지 며칠 안돼 매사추세츠주에서 11세 소년이 방부제를 마신 사고가 발생, 이 소년의 부모가 보건당국에 유해성여부 조사를 요청했고 소비자관계 단체들은 회사측을 상대로 제소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물론 코카콜라 사는 염소가 주성분인 이 방부제용액이 인체에 전혀 해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측은 방부제 농도가 일반 수영강 물보다도 오히려 약해 모르고 마시더라도 피해가 없으며 또 염소 외에 미량의 암모니아를, 섞었기 때문에 냄새로도 즉각 구별이 된다는 주장이다.
코카콜라사가 5월부터 8월말까지 미 전역에 출고시킬 물량은 대략 2억 캔 정도.
이중 75만개가 경품콜라이며 창고 등에서 재고품으로 남게 될 12만개를 제외한 63만개 가량이 유통될 것으로 보이는데 경품콜라 가운데 불량품은 1%가 안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사측은 특히 이제까지 접수된 불량품 신고가 25건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별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코카콜라사의 이 같은 장담과는 달리 전문가들의 상당수는 냉담한 반응이다.
소비자보호 전문가 및 일부 교수들은『만약 피해자들이 소송을 할 경우 배상액수가 문제지, 승소 자체는 확실하다』며 경품콜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와중에 지난달 8일 매사추세츠주에서는 경품콜라 뚜껑을 여는 순간『폭발이 일어났다』는 경찰보고가 들어와 코카콜라 사를 더욱 당혹케 하기도 했다.
이처럼 회심의 역작으로 여겼던 경품콜라가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가운데 코카콜라 사를 한층 초조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경쟁사인 펩시콜라의 신상품개발이다.
펩시콜라는 코카콜라가「매직 캔」을 유통시키는 것에 대항, 콜라 캔 밑바닥에 행운의 번호를 부착해 이 번호가 맞으면 상금을 받도록 하는 경품콜라를 내놓았다.
이 펩시콜라의 신제품은 유해나 폭발의 위험이 없고 상금도 25달러에서 최고 2만 달러로 되어 있어 코카콜라보다 한결 구매의욕을 자극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 사는「매직 캔」의 판촉을 대대적으로 지속해 나갈 계획이어서 말썽의 소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특히 어린이들이 피해자가 되기 쉬운 이러한 판촉방식은 잘못』이라고 거센 반발을 하고 있어 앞으로「매직 캔」판매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청량음료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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