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으면 기미, 주근깨가 늘고 체중이 증가해 몸꽝이 된다’
임신하면 머리카락도 빠진다’
노산은 태아 산모에게 모두 위험하다’
과연 그럴까?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도 이같이 임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팽배해 이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임신에 대한 근거 없고 막연한 불안감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자연스런 호르몬 변화를 잘 못 이해하고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정보위원장 배덕수 교수(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는 “임신, 출산, 양육에 대한 사회구조적 지원의 부족뿐만 아니라 가임기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도 최근 출산율 저하의 또 다른 원인이다”며 “이런 오해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가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의 도움으로 임산부들이 가장 잘못 알고 있으면서 궁금한 사항들을 알아봤다.
한편 오는 10월10일 열리는 제1회 임산부의날 행사에서는 “임산부 건강 A-Z”까지를 주제로 임산부와 관련된 건강상식은 물론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 시간도 갖는다.
- 출산 후 본래 몸의 상태로 돌아오나요?
임신 중 대표적인 신체변화는 색소침착에 의한 기미와 임신선 발생을 들 수 있다. 그 외에 탈모, 튼살, 소양증(가려움증)이 임산부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신체 변화다. 주로 임신에 의한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대개 출산 후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만 경우에 따라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간혹 상태가 심하거나 출산 후 시일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다고 성급한 나머지 전문의와 상담 없이 피부질환 치료제를 자가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자연스런 호르몬 변화와 신진대사를 방해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출산은 태아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하는데?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산부인과학회는 초산 여부를 불문하고 35세가 넘어 임신하는 여성을 ‘고령 임산부’라고 정의한다. 상대적으로 고령 임산부들에게는 임신중독증, 고혈압성질환, 당뇨, 태방병변 등의 위험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고령 임신을 무조건 위험한 것이란 편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임신 전과 임신 중에 산전 검사 등 기본검사를 충실히 받고, 평소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임신을 계획하기 전 고령 임산부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병 여부를 검사로 점검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건강하게 임신을 할 수 있다. 또 임신 중 받아야 검사는 임신 주기 별로 양수검사와 기형아검사, 정밀 초음파검사 임신성 당뇨검사 등이 있다.
- 무통분만은 전혀 아프지 않다?
무통분만시술을 단순 통증차단술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진통과 분만을 겪는 과정에서 통증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다. 무통분만의 방법은 마취에 의한 것과 정신적으로 통증에 대한 공포를 없애주는 것으로 크게 나눈다.
마취분만은 4cm정도 자궁문이 열렸을 때 시행한다. 일단 호흡법 등을 미리 익혀서 산모 자신이 정신적으로 통증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무통 분만은 통증 경감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심질환 등 각종 전신 질환을 가진 산모와 만성 출산 수술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첫째 아이를 제왕절개 낳는데 둘째 아이도 제왕절개 수술을 받아야 하나?
‘제왕절개후 자연분만’을 ‘브이백(VBAC) 분만’이라고 부른다. 첫째 아이를 제왕절개로 출산했다고 해서 둘째 아이도 제왕절개로 낳아야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고정관념일 뿐이다.
몇 년 전 국내 의료진이 산모 382명을 대상으로 브이백 분만을 시도한 결과 76.5%라는 높은 성공률을 거두는 등 점차적으로 많이 시도되고 있다. 전문의들은 “자궁 내 태아의 위치만 문제가 없다면 충분히 브이백 분만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전 제왕절개 횟수 2회 이상, 태아와 산모의 골반이불균형일 경우, 자궁파열이나 자궁수술, 자궁기형의 경력이 있는 경우, 쌍둥이인 경우, 태아 가 자궁 내에 바로 서 있는 경우, 산모가 당뇨인 경우 등은 브이백 분만이 어렵다.
- 함몰 유두는 모유 수유가 어렵다?
산모의 젖꼭지가 들어간 함몰 유두가 모유 수유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꾸준한 관리만 하면 모유 수유가 가능하다. 엄지와 집게 손가락을 이용해 유두를 잡아 굴리거나 천천히 잡아 당겨주면 평평하거나 함몰된 유두를 점차적으로 나오게 할 수 있다.
임신 8개월부터는 유두 마사지와 유방 마사지를 권할 수 있다. 잠자기 전이나 목욕 후 1~2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또 틈틈이 유륜에서 유두 방향으로 젖꼭지를 눌러 유즙이 맺히도록 유두공을 뚫어 놓아야 한다. 임신 말기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말고 유두를 공기와 접촉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산부의 날 맞춰, 대한산부인과학회 캠페인 펼쳐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임신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오는 10월 10일 열리는 ‘제1회 임산부의 날 기념행사’에 임산부들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했다.
‘임산부가 알아야 할 A~Z’를 비롯해 ‘임산부 무료건강 검진’ 등을 진행하는 대한산부인과학회 측은 이날 행사를 통해 임신과 출산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임산부를 배려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10월 1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회 임산부의 날 기념 행사는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대한산부인과학회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주관으로 참가한다.
Tip. 임산부 시기별 영양관리
임신 초기~3개월까지
이 시기에는 태아의 장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단백질과 칼슘, 철분 등을 신경 써서 섭취해야 한다. 임신 초기 영양에 가장 큰 걸림돌은 입덧이다. 입덧이 생겼다고 식사를 줄이거나 거르지 말고 수분과 무기질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조금씩 자주 먹고 물을 충분히 먹도록 한다.
임신 중기 4~6개월
입덧이 가라앉는 임신 중기는 본격적으로 식욕이 생기는 시기다. 이 시기는 태아가 모체의 철분을 흡수해 혈액을 만들기 시작하므로 철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철분은 육류, 생선, 해조류뿐만 아니라 시금치, 호박, 당근 등 채소류에도 철분이 많이 들어 있다. 특히 이런 채소들은 섬유질도 풍부해 임신 중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임신빈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 외에도 임신 3개월 이후부터 철분제를 따로 보충해 주는 것도 좋다. 또 기형아 출산을 예방하는 엽산도 복용해야 한다.
임신 후기 6개월 이후
임신 7개월부터 출생 후 6개월까지가 태아의 두뇌발달이 가장 급격하게 일어나는 시기다. 임신 후기에는 이런 점을 감안해서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즉 태아의 두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동식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B군, C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C는 과일뿐만 아니라 콩나물, 시금치 등의 채소와 고구마, 감잎차, 녹차, 유자차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임신 후기에는 소화불량에 시달리기 쉬우므로 맛이 너무 강한 음식은 피하고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다. 특히 부종이나 임신중독증에 대비, 수분과 염분은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한다.
임산부가 피해야 할 음식
임산부가 피해야 할 음식으로는 알코올, 커피, 초콜릿 같은 카페인이 든 음식. 이런 음식은 유즙의 분비를 방해하는 성분이 있다. 담배 역시 태아에게 산소와 영양소 공급을 차단시켜 저체중아를 낳을 위험이 있다. 너무 매운 음식과 짠 음식, 술, 담배, 카페인 함유 음식, 약물, 지나친 물과 음료, 과식은 임산부에게 해롭다.
■ 도움말: 대한산부인과학회 (www.ksog.org 02-3445-2262)
대한산부인과학회 정보위원장 배덕수 교수(성균관대 의대 서울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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