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누출 막는 새 인공혈관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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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동맥 수술 등에 빠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혈관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소 고분자 제3연구실팀은 최근 서울대 병원에서 열린 대한 의용생체공학 학술대회에서 알진(algin:갈색조류에서 뽑아낸 추출물)이란 물질을 표면처리한 새로운 인공혈관을 개발해 동물실험중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터 등 특수 합성섬유로 만들어지는 인공혈관은 대동맥을 잘라내야 하는 수술에 동맥 대신 이식되는데 지금까지 개발된 인공혈관은 큰 단점이 있었다.
즉 종전의 것은 섬유로 짠 혈관이기 때문에 바로 환자에게 이식할 경우 인공혈관 벽에 나있는 구멍을 통해 혈액이 빠져나가게 되므로 이식 전에 반드시 몸밖에서 혈액처리를 해 혈관 벽에 피가 엉겨붙게 함으로써 혈액누출을 막는 예비응혈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바로 이 예비응혈단계에서 병균 감염이 일어나 이식수술이 실패하는 경우가 있고, 응혈시간이 오래 걸려 응급환자에게 사용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혈관에 알진을 발라 예비응혈효과를 나타내게 했다는 것.
즉 인공혈관 벽에 피가 엉겨붙어 혈관 밖으로 피가 빠져나가는 것을 저지하듯 혈관표면에 처리된 알진이 혈액누출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해 예비응혈 단계 없이 곧바로 인공혈관 이식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알진은 생체분해성 물질이기 때문에 혈관이 이식조직에 적응된 이후에는 스스로 녹아 버리므로 인체 내에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연구팀은 현재 새로운 인공혈관을 동물실험 중에 있는데, 예비응혈 없이 개(견)의 대동맥에 이식했을 때 혈액누출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고, 혈관이 이식된 개는 8주이상 건강하게 생존해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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