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심정으로 64년 봉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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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순의 할머니가 1백2세된 시어머니를 몸소 모시고 있다.
정작 자신이 자식·손자의 효도를 받으며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야할 나이인 김보순할머니 (82·경북경주시사정동43의1).
그러나 김씨는 『시어머니가 살아계신데 며느리인 내가 어떻게 효도를 받겠느냐』며 거동이 불편한 시어머니 김갑준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는등 궂은 일도 마다않고 지성으로 보살핀다.
86년 남편(당시76세)과 사별후 2남2녀의 자식들이 서로 두 노인을 모시겠다고 했으나 김씨는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싫다』며 이때부터 고부간 단둘이 따로 산다.
자식들이 보내주는 생활비로 월5만원짜리 단칸셋방에 살고있는 두 할머니는 서로 의지하며 살기 때문에 조금도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다고 한다.
『시어머니께서 저를 친자식이상으로 아껴주셨어요. 이제 그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얼마 남지않은 시어머니의 생이지만 편안하게 모실 생각입니다.』
성경을 읽고 1주일에 한번 교회에 나가는 것이 유일한 낙이라는 김씨는 3, 4년전까지만해도 시어머니가 교회도 다니시는등 건강했으나 요즘은 몸이 불편해 밥도 제대로 드시지 못하는것을 가슴아파한다.
64년동안 시어머니를 모셔온 김씨는 최근 다니고있는 경주중앙교회에서 효부상을 받기도 했다. <경주=정재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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