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선 농협회장 한호선씨/“농민위한 농협되게 자율운영”(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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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농협중앙회장은 2백만 농민조합원을 대표하고 12조원의 예금과 대출,4조원에 가까운 판매ㆍ구매사업을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18일 실시된 회원조합장들의 선거에서 유효투표의 60%를 얻어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된 한호선후보(현회장)는 『당선의 기쁨보다는 초대 민선회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당선을 자신한듯 미리 기자회견용 유인물까지 준비한 한회장 당선자는 『앞으로 농민이 주인이 되어 상향식으로 자율운영되는 진정한 의미의 농협민주화를 이룩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한회장 당선자와의 일문일답내용.
­당선소감과 승인은.
▲높은 민주의식으로 주어진 권리를 공평하게 행사한 조합장여러분께 깊은 신뢰를 느낀다. 발족때부터 농협에 들어와 30년간을 농협운동에 몸바쳐왔고 특히 지난 2년간 격변기의 회장으로 같이 고민하고 고생하며 농협민주화의 터전을 닦은 점을 인정해주셨다고 본다.
­초대 민선회장으로 앞으로 농협운영계획은.
▲농협민주화는 제도적 측면에서 어느정도 기틀를 잡았다. 그러나 회장선출은 민주화의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3∼4년이 그 방향을 잡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
우선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내부의 분열을 규합해 농협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을 하고 빠른 시일안에 조직과 사업 기능등 농협운영 전반에 대한 농민의 결집된 뜻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 민주화작업을 진행해 나가겠다.
특히 중앙회의 업무와 권한을 대폭 회원조합에 넘기고 중앙회도 사업본부제를 도입,회장은 내부경영자의 위치에서 벗어나 농정활동에 전면토록 할 생각이다.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한 대응책은.
▲국제화시대를 맞아 개방조치가 불가피하다해도 대책없이 97년까지 전면 개방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정부의 강력한 재정지원으로 충분한 보완조치가 마련된후 단계적인 개방이 이뤄져야하며 이를 위해 충분한 피해보상,대체작목의 개발ㆍ보급,식품위생 기준을 비롯한 비관세장벽 활용은 물론,수입부과금을 거둬 농어촌 부문에 투자하는 것을 법제화하는 등의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
이와 함께 자체 무역회사를 세워 수출을 촉진하고 우수농산물 생산을 지원하여 가공사업ㆍ농업자재생산등에 참여를 확대,농가에 더 많은 소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가나겠다.
­앞으로 정부와의 관계정립,또 중앙회의 조직개편에 대한 견해는.
▲과거 농협이 정부의 시녀라는 식의 비난도 받았지만 농협의 권익신장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도 해왔다. 앞으로도 정부와 상호협조,보완관리를 유지하면서 이해시킬 것은 이해시키고 요구해서 얻을 것은 요구하면서 농협활동을 통해 농민의 사기를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박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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