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율무에 피로없애는 성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도핑테스트에 걸리지 않으면서도 운동선수들의 경기력향상을 꾀할수 있고 일반인들의 피로도 풀어줄수 있는 새로운 약제의 개발가능성이 제시됐다.
이같은 가능성은 원인과 정체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있는 인체피로를 의학적으로 접근해 규명키 위해 서울대의대 국민체력과학연구소가 「인체피로의 의학적 기초」를 주제로 최근 개최한 세미나에서 나온것.
서울대의대 박상철교수(생화학)는 『인체조직의 피로를 없애는 방법으로는 우선 운동에 따르는 세포속의 대사적 피로현상들을 근원적으로 억제·저하시키는 수단이 제시될수있다』고 전제, 젖산과 암모니아등 피로물질을 제거하는 연구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박교수는 젖산을 없애는 물질로 글루타메이트를, 암모니아를 없애는 물질로 분지(가지사슬)아미노산과 아스파테이트를 각각 꼽고 이 물질을 캡슐이나 알약의 형태로 만들어 먹을 경우 피로를 덜어주고 운동능력을 향상시킬수 있을 것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젖산제거물질의 경우 토마토주스·콩나물등에 비교적 많이 들어있는데 국가대표선수들에게 용액의 형태로 먹인 실험에서 경기력 향상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맛이 썩 좋지않아 캡슐이나 알약으로 만들 생각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국내특허출원중이다. 이에비해 율무·콩나물등에 들어있는 암모니아제거물질의 활용에 대한 이론은 이번에 처음으로 제시된 것.
이같은 연구에 대해 스포츠의학 관계자인 서울대의대 김건열교수(내과)는 『적혈구를 많이 만들어 운동력향상을 도모하는 에리스로포이에틴이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성장호르몬은 모두 호르몬제제로 도핑테스트에 적발되나 박교수팀의 연구가 실용화되면 획기적인 약제로 세계의 이목을 끌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서울대의대 김전교수(생리학)는 『체내의 감각신경에는 초속 1백m이상의 속도로 움직이는 그룹I부터 초속1m의 그룹W까지 있다』고 밝히고 피로와 가장 관계깊은 근육의 감각신경은 70%이상이 그룹 Ⅲ·Ⅳ이며 이로 미루어 피로는 통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가설을 내세웠다. <김영섭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