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17평 아파트서 큰 평수로 옮기고 싶은데…24평이냐 32평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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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Q : 결혼한 지 1년 6개월 된 주부입니다. 아이도 생겨서 신혼 초 마련했던 집을 넓혀서 이사를 가고 싶습니다. 목돈 마련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요즘 납입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에서 손해가 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 8개월 된 자녀가 있는 오모(28)씨는 전업주부다. 회사원인 남편 월급으로 생활하고 있다. 오씨는 현재 살고 있는 17평짜리 아파트(약 1억2000만원)보다 넓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려고 한다. 32평형 아파트를 사고 싶지만 자금 부담이 너무 커 24평형을 구입해야 할지, 조금 더 목돈을 마련한 뒤 집을 구입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 대출 많으면 가계에 부담

남편이 혼자서 돈을 벌기 때문에 과도한 대출을 안고 집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출 이자 부담이 커 향후 목돈을 마련하기도 어렵고 대출 원금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평형대 아파트를 구입한 뒤 30평형대로 늘려 가는 방법을 택하는 게 좋다. 남편의 직장 위치 등을 고려해 서울 지하철 9호선 개통을 앞두고 있는 강서구 쪽에 24평형대(약 2억원)의 아파트를 구입할 것을 권한다.

집을 살 때 현재 갖고 있는 정기예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을 활용하면 좋다. 정기예금은 중도 해지해 집을 사는 데 사용하고, 장기주택마련저축은 가입 3년이 지나는 올 12월까지 유지한 뒤 해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택마련저축은 그동안 소득공제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지금 해지하면 그간 받은 소득공제분을 반납해야 한다.

부인 명의의 장기주택마련저축 150만원은 세액추징이 없고 소득공제 혜택도 없기 때문에 해지한다. 현재 보유 중인 아파트를 매각한 자금 등을 합하면 2억원짜리 아파트를 사는데 6000만원이 부족하다. 이는 은행의 대출로 충당하도록 하자.

대신 기존에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납부하던 50만원 중 대출이자를 제외한 25만원은 연금신탁에 가입하도록 하자. 연금신탁은 연간 불입액의 100% 범위 내에서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올해까지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해지와 동시에 최소한의 금액으로 가입은 해 놓는 게 좋다.

# 적립식 펀드는 적어도 3년 이상 운용해야

적립식 펀드에 대한 투자는 당초 계획대로 3년 이상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올해 주식시장이 오랜 조정을 받으면서 연초에 가입한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이 많다. 하지만 손실이 발생했다고 성급하게 환매하는 것은 금물이다. 당장은 손실을 냈더라도 펀드는 3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꾸준한 수익을 낼 가능성이 커진다. 3년 이상 국내외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무조건적인 장기투자는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1년 이상 투자했음에도 가입한 펀드 규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거나 다른 펀드에 비해 운용 성과가 현저히 낮다면 해당 펀드에 대해 환매를 고려해야 한다. 펀드라고 하더라도 장기적인 운용성과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펀드에 가입할 때는 될 수 있으면 투자자에 의해 검증된 펀드를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납입하고 있는 적립식 펀드는 주가의 흐름에 상관없이 계속 납입하는 게 좋다.

# 결혼 초기 재테크 원칙-안정성보다 수익성

결혼 초기에는 단기적으로 투자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다. 따라서 투자의 안정성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짜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산 형성의 첫 단계이기 때문에 반드시 뚜렷한 재무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소비성 지출을 과감히 줄이고 투자자산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결혼 초기에 이런저런 이유로 돈의 씀씀이가 커지고 양쪽 집안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의무적인 지출 등으로 목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지출을 최소화해 꾸준히 목돈을 만드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혼 때 마련한 100만원은 5년 후 쉽게 저축할 수 있는 500만원보다 자산형성의 효과 측면에서 훨씬 유용하다.

아이가 없는 경우라면 소득의 60% 이상, 아이가 있다면 소득의 50% 이상 목돈마련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 시중 금리가 높지 않기 때문에 빨리 목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일단 저축액을 높이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남편 소득 258만원 중 생활비와 보험료를 제외하면 오씨의 저축 비중은 적립식 펀드와 장기주택마련저축 등 80만원으로 30% 정도다. 소비성 지출인 생활비 중 40만원은 저축과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만원은 어린이 펀드 가입을 고려해 볼 만하다. 자녀 이름으로 가입할 때 20세 미만 자녀에게는 세금 없이 1500만원까지 증여할 수 있다.

정리=김창규 기자

◆이번 주 자문단=이재호 미래에셋증권 자산운용컨설팅본부장,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전무, 안성준 삼성생명 CFP, 김생수 외환은행 목동지점 PB팀장(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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